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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반부패 칼날, 관료사회의 '보이지 않는 규칙' 겨냥

  • 김준하 기자
  • 입력 2026.10.30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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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공산당 5중전회서 '잠규칙 척결' 공식화…인맥·특혜 관행까지 손질

[인터내셔널포커스] 중국 공산당이 관료사회에 오랫동안 자리 잡은 비공식 관행을 반부패 정책의 주요 대상으로 지목했다. 뇌물수수나 직권남용 등 개별 비리를 처벌하는 데서 나아가, 부패를 가능하게 하는 조직 내부의 관행까지 손보겠다는 취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30일 중국 공산당이 제20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에서 이른바 '잠규칙(潜规则)' 척결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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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공산당이 관료사회에 뿌리내린 비공식 관행인 ‘잠규칙(潜规则)’ 척결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의 반부패 정책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이미지. [인터내셔널포커스]

 

중국 공산당은 26일부터 29일까지 베이징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지속적인 전면적 당 관리 강화에 관한 중共中央의 결정」을 채택했다. 공식 공보에는 당내 규정의 집행력을 높이고 잠규칙을 대대적으로 타파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잠규칙은 법이나 공식 규정에는 없지만 실제 조직 운영에서 통용되는 암묵적인 관행을 뜻한다. 인사에서 능력보다 인맥이 앞서거나, 사업 승인 과정에서 특정 관계에 있는 사람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행태 등이 여기에 해당할 수 있다.


이러한 관행은 반드시 금품 거래를 동반하지 않는다. 상급자의 의중을 살펴 결정을 내리거나 서로의 이해관계를 봐주는 방식으로도 작동한다. 공식 절차가 존재하더라도 실제 결정이 다른 경로에서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집권한 2012년 이후 강도 높은 반부패 운동을 이어왔다. 중앙과 지방의 고위 관료는 물론 군 지휘부와 국유기업 경영진도 잇따라 조사와 징계 대상에 올랐다.


이번 5중전회에서도 다수의 고위 인사에 대한 당적 제명 등 징계가 확인됐다. 장기간 이어진 반부패 운동에도 부패 문제가 반복되면서, 중국 지도부는 처벌과 함께 제도 집행과 권력 감독을 강화하는 방향에 무게를 싣고 있다.


다만 잠규칙을 없애는 일은 뇌물수수 사건을 적발하는 것보다 복잡하다. 부당한 특혜와 정상적인 업무 협의, 개인적 친분의 경계를 어디에 둘 것인지부터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국 지방정부는 투자 유치와 기업 지원, 도시 개발 등에서 폭넓은 행정 권한을 행사한다. 이런 분야에서 인맥이 공식 절차보다 큰 영향력을 갖게 되면 기업 간 공정한 경쟁이 어려워질 수 있다.


반대로 관료들이 책임을 피하기 위해 필요한 결정까지 미루는 부작용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 부패를 막겠다는 취지가 일선 행정의 소극적인 업무 처리로 이어진다면 정책 집행에도 부담이 생길 수 있다.


중국 공산당이 이번에 잠규칙 척결을 공식 문서에 명시한 것은 반부패 정책의 초점을 개별 인물의 비리에서 조직의 운영 방식으로 넓히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중국은 지난 10여 년간 고위 관료들을 잇달아 처벌했지만, 관료사회에 자리 잡은 비공식 관행까지 없애지는 못했다. 이번 조치의 성패도 처벌 규모보다는 인사와 행정 과정에서 오랫동안 통용돼 온 관행이 실제로 달라지는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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