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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충격에 흔들린 동남아…ASEAN, ‘에너지 공동방어’ 시험대

  • 화영 기자
  • 입력 2026.10.0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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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남아시아의 LNG 터미널과 에너지 해상 운송망을 형상화한 이미지. 원유 생산 감소와 전력 수요 증가로 ASEAN의 에너지 공급망 협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인터내셔널포커스 제작 이미지

 

[인터내셔널포커스] 빠르게 성장해 온 동남아시아에 에너지 문제가 새로운 부담으로 떠올랐다. 공장과 데이터센터가 늘면서 전력 소비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석유와 천연가스는 갈수록 해외에 기대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5일 발표한 ‘ASEAN 에너지 안보 리뷰’에 따르면 동남아시아의 1인당 에너지 수요는 최근 10년 동안 약 30% 증가했다. 반면 역내 원유 생산량은 1990년대 정점과 비교해 약 40% 줄었다. 부족분을 수입으로 채우면서 국제 유가와 해상 운송 상황에 영향을 받는 폭도 커졌다.


올해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공급 차질은 이런 약점을 그대로 드러냈다. 중동과 동남아를 잇는 원유·가스 공급망이 흔들리자 국가별 비축 능력과 대체 공급망 확보가 중요해졌다.


앞으로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IEA는 동남아 전력 수요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약 5.4%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냉방 수요와 제조업 성장에 데이터센터 확산까지 겹치면서 기존 전력망에도 상당한 압력이 예상된다.


수입 비용도 문제다.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는 동남아의 화석연료 수입 비용이 2024년 820억 달러에서 현재 정책이 이어질 경우 2035년 2450억 달러 수준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동은 현재 동남아 원유 수입의 약 60%, 가스 수입의 3분의 1을 공급하고 있다.


ASEAN은 국가 간 전력망 연결과 석유 비축, 공급 정보 공유, 비상시 상호 지원을 묶는 대응책을 추진하고 있다. 7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ASEAN 에너지장관회의에서도 이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한국에도 먼 이야기가 아니다. 베트남·인도네시아·태국·말레이시아·필리핀에는 한국 기업의 생산시설과 협력업체가 넓게 자리 잡고 있다. 현지 전력 가격이 뛰거나 공급이 불안해지면 생산비와 공급망에도 부담이 돌아온다.


자체 원유 생산은 줄어드는데 소비는 빠르게 늘고 있다. 호르무즈에서 시작된 충격은 동남아가 안고 있던 이 간극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이제 ASEAN의 과제는 위기가 닥쳤을 때 회원국들이 실제로 에너지와 전력을 나눌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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