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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은 일만 하고 사라져라?…한국 사회의 이상한 계산법

  • 김준하 기자
  • 입력 2026.10.19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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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장에서는 귀한 인력, 동네에서는 불편한 이웃…일손은 필요하고 사람은 부담스럽다는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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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를 지켜보노라면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있다. 외국인을 대하는 일부 사람들의 태도다.


농촌에서는 일할 사람이 없다고 아우성이다. 공장에서는 사람을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식당에서는 외국인 직원이 그만두면 사장님 얼굴부터 어두워진다. 건설현장도 외국인 노동자의 손길이 아쉽기는 마찬가지다.


그런데 퇴근 시간이 되면 사정이 달라진다.


낮에는 그렇게 귀하던 외국인이 저녁에 동네 식당에 모여 밥을 먹고 거리를 걸으면 갑자기 걱정거리가 된다. 이런 불평이 들리는 듯하다.


“요즘 우리 동네 외국인이 너무 많아졌어.”


참 신기한 일이다. 공장 안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인력인데 공장 문을 나서는 순간 불편한 이웃이 된다. 외국인도 출퇴근할 때마다 신분이 바뀌는 모양이다.


어쩌면 일부 사람들이 원하는 외국인에게는 특별한 근무조건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일은 열심히 하되 눈에 띄지 말 것. 세금은 꼬박꼬박 내되 불평하지 말 것. 퇴근 후에는 조용히 사라졌다가 다음 날 아침 다시 나타날 것.


이 정도면 외국인 노동자가 아니라 충전식 로봇을 구하는 편이 낫겠다.


한국인이 해외에서 차별받았다는 소식에는 분노하면서 정작 한국에서 외국인이 겪는 차별에는 관대한 사람도 있다. 외국에서는 인종차별이라며 화를 내고, 한국에서는 문화 차이라며 넘어간다. 참 편리한 국제 기준이다. 차별을 판단하는 잣대에도 국적이 있는 모양이다.


중국동포 이야기가 나오면 머리는 더 복잡해진다.


같은 민족이라며 동포라고 부른다. 그런데 중국 국적이라고 하면 중국인 아니냐고 묻는다. 한국 국적을 취득하면 이제 한국 사람이 됐다고 축하한다. 그러다가 무슨 문제가 생기면 다시 조선족이라는 말이 튀어나온다.


대한민국 여권을 받아도 누군가의 머릿속에서는 여전히 입국심사 중인 셈이다.


외국인이 늘어나면 불편한 일도 생길 수 있다. 그렇다고 그 불편함의 원인을 모두 국적에서 찾을 수는 없다. 사람 사는 동네에 갈등이 없을 리 없지만, 유독 외국인이 끼어들면 이야기가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한국은 저출생과 고령화를 걱정한다. 지방에서는 사람이 줄어 학교가 문을 닫고 일손 부족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높다. 그렇다고 외국인을 무조건 좋아하라고 강요할 생각은 없다. 낯선 문화가 불편할 수도 있고, 이민정책을 비판할 자유도 있다.


그러나 사람을 필요에 따라 받아들이는 정책과 사람을 필요에 따라 존중하는 태도는 다른 문제다.


일부 사람들의 속마음을 들여다보면 외국인 노동자를 구하는 조건이 하나 더 붙는 듯하다. 일할 때는 환영하지만 이웃으로 마주치는 일은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채용 공고부터 다시 써야 할 판이다.


‘외국인 직원 환영. 단, 퇴근 후에는 동네 사람들과 마주치는 일이 없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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