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0-05-31(일)
 

●서울공연예술고등학교 최현예


갤렉시S 갤러리속에 소중히 담아놓은 이 사진한장이 어쩜 내가 제일 아끼는 사진이다.
 
체육대회날 우리반 학생 모두가 이같은 단장이였는데 지하철타고 학교가는 사진속 내 모습에 입 싸쥐고 키득거리는 승객들땜에 괜히 무안함을 어쩔수 없었다. 다행히 역마다 오르는 나랑 같은 차림새 애들 덕분에 그나마 괜찮았다.
 
블랙반팔티에 빵상이라고 화이트로 찍은 유난히 돋보이는 내 얼굴만한 글자는 담인선생님의 별명이고 목에는 학생본인의 별명이 걸려졌다. 기념 될만한 포즈로 찍은 사진중에 이 사진이 내 마음에 쏙 들어서 지금까지 간직하고 있다
 
한국은 중국과 달라도 너무나 다른게 많다.9년 의무교육을 연길서 마치고 작년 4월달에 중앙음악학원 피아노 고전음악작곡반에 입학했지만 7월에 2010글로벌 네트워크 재외동포대학생 청소년 중국대표단 7인중 1인으로 한국에 모국연수로 온것이 지금 내가 한국에서 학교 다니게 된 게기로 되였다.
9월 6일 개학을 맞아 북경중앙음악학원에 입학했지만 추석과 국경절 연휴를 이용해 인천행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와서 서울 공연예술고등학교 입학시험을 보게되였다. 5살부터 배운 피아노 박자에 음성이 아름답기에 합격은 무난하게 통과했다.
 
중국국적으로 고등학교 유학생 최초 1인자로 에술계의 특목고인 서울공연예술고등학교아트홀서 입학식에 참가했다.서공예학교건물과 교장선생님의 사진은  싸이트에 뜬 사진 그래로였다.

꿈에도 다니고 싶던 한국서울공연예술고등학교에 입학과 함께 기쁨뒤에 숨은 검은 그림자때문에 앞으로가 걱정되였다.

기쁨반 근심반 생소한 학교 생소한 선생님 그리고 함께 해야할 친구들인데 자란 환경차이로  외래어로 된 한국말도 알아듣지 못한 상태서 개학을 맞았다.

환각같은 한국생활 환상같은 서울 공연예술고등학교 낯선 선생님들과 낯선 친구들 모두가 조심스러웠다.자칫 잘못하면 이학교서 학업을 마치지 못하고 중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걱정도 없지 않았다.

학교폭력도 아마 이 자그마한 교실공간이 시작의 불씨로 될것이라는 예감도 들었다.정말 이것이 문제로다란 유행어와같은 TV에서 늘 보는 학교 폭력도 두려움중의 가장 큰 걱정이였다.
 
내 짝꿍은 남자였는데 키도 크고 인기좋은 남자애였다. 어쨌거나 개학을 맞았고 얼떠름하게 근심도 걱정도 잊은채로 한학기를 마감하게 되였다. 며칠전에는 중국말로 서울공연예술고등학교 학교홍보 동영상도 촬영하면서  중국인으로서의 긍지감을 느꼈다.
 
한학기 4개월동안을 돌이켜 보느라니 고마운 얼굴들이 하나하나씩 내 눈앞에 알른거린다. 중국에서 왔기에 남다른 대우로 배려해주시는  교장 선생님과 교감 선생님 그리고 언제나 내 옆을 끈끈히 지켜주시는 담임 선생님이 있기에 아무걱정없이 학교에 잘 다닐수 있었다.
 
학기말 시험 복습하느라 정신없는데 스마트폰에서  문자 왔숑!문자왔숑!문자알림소리가 급하게 울렸다.

앗! 빵상? 무슨일이지? 한국에서는 학생이 선생님 별명을 스스럼없이 부를수 있다는게 참 신기하다.
화요일에 시험보는데 혹시 봉사활동 있는거 아닐가? ......
될수만 있다면 오늘만큼은 연락하고 싶지않은 문자인데 아무튼 열어는 봐야했다.문자 내용이다. <<우린 이미 한배를 탔기에 나는 한치도 양보하지 않는다.최선을 다해서 시험에 좋은성적~OK>>

휴~중간평가 시험 성적이 좋았던만큼 기대치가 높아진 쌤의 욕심이다.산언덕에 위치한 우리학교청사에 머무는 모든 생명체중 들고양이 다람쥐를 빼고는 알사람은 다 아는 빵상쌤이라면 선배님들도 감히 우리반 애들을 어쩌지 못하리만치 두려워한다.
 
두렵다면 호랑이보다 더 무섭고 친절하다면 엄마사랑을 비교할수조차 없을만큼 인정많은 담임쌤이길래 미워할수도 또 더 가까이 친해질수도 없는 그런 사이다.
 
비오는날 길이 막혀 지각을 했다고 벌점 주고 학교가서 핸드폰을 납부안했다고 또 벌점이다.벌점을 감점하는데는 의무봉사로 학교정원청소도 되고 엄마랑 함께 휴식일 등산 인증사진도 되고 깜지(영어단어)해도 된다. 벌점을 무시하고 감점하지 않으면 벌점 40점 초과시 퇴학 당한다.
 
그런데 나는 벌점받고 혼나도 또 미워할대신 마음속부터 정말 존경하게 되는데 좀처럼 갈피를 잡을수 없는게 쌤의 매력이다.

얼마전 본의 아니게 생긴 일이다. 아침 등교시간 빠듯이 맞춰서 2호선 지하철을 타러 역에 들어서는데 면바로 지하철이 문이 닫힙니다 하길래 급한김에 탔다. 학교가는 방향이 신림 대림쪽으로 타야하는데 글쎄 반대방향으로  타고도 이어폰을 귀에 끼고 음악과 함께 한잠 편히 자다가  이젠 대림에서 7호선을 환승할시간  된줄 알고 당역을 보니 아뿔사 서초역이 아닌가.

부랴부랴 열차서 내려서 바꿔타고 환승역에서는 죽을힘을 다해 뛰여서 시간을 단축했지만 학교에 도착하니 학교정문으로 올라가는 갈림길에 선배님 2명이랑 우리반 남학생 한명이 선도부들이 정문에서 떠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에라 모르겠다고 대문이 조용해지자 시름놓고 선배오빠들을 따라 지하통로 담장밑에 이르렀다.  처음 가본 비밀통로인데  바깥 출입을 막기 위해 막아놓은 담장을 학생들은 불편함을 무릎쓰고 애용한다는 생각에 잠겨 혼자서 허구픈 웃음까지 나왔다. 느슨한 마음으로 선배님들 어떻게 뛰여넘는가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바지입은 오빠들도 조심스럽게 올라가는데 교복치마가 담장우에 올라가면 민망스러울텐데......어떡하지 하며 혼자 생각하고 있을때다.

내 등뒤 어디선가 불효령이 떨어졌다. <<야! 이거 못된것들아~ 잠간만 꼼짝 말아! 거기 못서? 반사적으로 뒤돌아보니 유령같은 검은 그림자가 벌써 내 시선서 가까와 지더니 눈을 한번 깜빡할사이 벌써 쌤의 구두가 내 신발이랑 닿아 있었다. 정신차리고 올리다보니  매서운 눈빛이 우리를 향해 독기를 뿜고 서있지않는가?

휴~대독이다. 오늘 그냥 넘어가지 못할거다.선배님이 귀속말로 하는말이 내 심장의 박동 차수를 느닷없이 가속시켰다.

선생님 역시 어이 없다는듯이 한발 뒤로 물러서더니 빤히 쳐다보는 나를 향해 대답할 틈도 안주고 혼자 말씀하신다. <<야 야 야! 너 너 누구지? 저기 저 저 1학년 몇반이야 쭝국애 맞지? 너 말 안해?  너도 이제부터 여기 단골이야? 언제부터 담장 넘는거 배웠어? 착한줄로만 알았더니 이제보니 너도 다를바 없는 또라이야 엉? 너 이제 개학한지 얼마 됐다고 이런짓거리 해?아직 2년 더 다녀야겠는데... ....

그리고 넌 넌 2학년 몇반이더라 그리고 넌넌 하면서 선배님들에게도 같은 식으로 훈계하시더니 아무소리없이 휙 돌아서서 2층 층계로 향했다.뒤에 패전장군처럼 우리도 학생지도부실로 머리 숙인채로 따라갈수밖에 없었다.당연히 우린 학교 규장제도 위반으로 벌점을 받았다.

눈을 내리 깔고서도 여기저기 다 곁눈질로 둘러보았다.
저기 구석진쪽 사무상에 익숙한 뒷태......빵상이다. 눈을 비비고 다시 찬찬히 봐도 내 담임쌤이 맞았다.

어찌된 일인지 담임쌤 사무상도 학생지도부에 있을줄이야! 특별히 충격적이였던지 건너편에 앉아 모르쇠를 놓고 계시는 담임쌤께서는 우리를 나 몰라라 눈길도 주지 않으셨다.화가 안 내려갔던지 대독쌤은 담임쌤을 향해 계속 얘기하셨다.

≪쟤가 쌤네 반 쭝국애 맞죠? 착한 고양이 부뚜막 먼저 오른다더니 오늘 아침 지하실 담장 넘어가려는거 바로 잡아 왔습니다 .저애 별명이 우아하던데요....뭐 혀네언니? 별명하나 이쁘네.......쌤, 건데 쌤별명은 빵상?으흐흐흐흐......>>
 
(한국은 3월 1일에 새학년을 올라가고 중국은 9월에 새학기를 맞기에 나는 작년 7월에 중학교를 졸업하고 입학 시험을 쳤기에 올해 3월1일에 개학을 맞았으니 한국에서는 95년생들과 함께 고1에 다닌다 남자나 여자나 혀네언니라고 애칭해서 내 별명도 혀네 언니다)

상황 파악은 까맣게 잃고 나는 푸하 꺽히히 억 크크 터지고 말았다.조용한 사무실서 내가  웃음참는 소리는 유난히도 컸다. 억지로 웃음을 참는데 나는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였다.참으면서 웃는게 얼마나 괴로운지도 처음 알았다. 저쪽 건너편 사무상에 담임쌤쪽을 힐끔힐끔 바라 보는데 담임쌤은  한점 흐트러짐없이 천사같은 목소리로 한마디한마디 천천히 말씀하긴다.

<<혀네야 얼른 대독쌤에게 다신 담장 안넘는다고 사과드리고 수업 하러 가~응~>>
말씀하시는 목소리는 참 애교로 가득차서 마치 아무일도 생긴적 없는것 같은데 눈길은 야 너 이제 교실서 혼나봐 안좋은 일 만들지 말라 말했지....너네 경쟁으로 말썽 일으켜? 하는 눈빛이였다.

마치 막무가내로 떼를 쓰는 어린애한테  남들 앞이라 있는수양 없는수양 다 갖추고 집에 들어오자마자 혼내는 엄마같은 교육방법 다른 쌤들 앞이라 내 체면 챙겨주시지만 이제 교실서 친구들 앞에서 혼나게 될게 주마등마냥 내 눈앞을 지나갔다. 하지만 이것으로 만족했고 참 존경스러웠다.
 
엄마는 가장 사랑하기에 선뜻이 매서운 회초리로도 교육하지 않는가? 때리지 않지만 봉사로 혼내는 빵상쌤 버럭버럭 소리 높지도 않으면서도 어떤 상황에도 학생들께 잘못을 따끔히 알려주시는 빵상쌤 저 천사같은 목소리 뒤에는 겨울의 혹한같은 무서움도 있고 봄날 날씨와도 같은 포근함도 함께 있다. 혼낼때에는 한치의 양보도 없이 혼내지만 여자애들에게는 여자쌤만의 남다른 사랑이 있다.

그날따라 되는일이 없자니 그런지 갑자기 배가 아파 엎뎌있는데 따끈따끈한 생강차 한잔 손수 타서 들고 오신 쌤 얼굴은 걱정으로 완연했다.

아무것도 안 마신다고 도리머리질하는 나에게  아무리 아파도 따뜻할때 홀홀 불면서 마시고 몸을 따뜻하게 하면 금시 좋아질거라며 달래는 쌤, 엄마앞에서 어리광을 부리듯 마구 얼굴을 책상에 팔베개로 파묻고 싫다해도 얼리고 닥치고 쌤은 컵이 빈것을 확인하시고서야 자리를 뜨셨다.

벌칙도 있고 사랑도 있기에 존경이 생기고 왜소한 체구에 힘도 별로 없는 빵상쌤이지만 전학교 남학생 남자쌤 모두가 두려워하고 존경하는 상대다.

정말 학교벌칙이라면 폭력이나 폭행 아니면 왕따 XX으로 하는 욕 이런 불쾌한 어구들이 연상되지만 내가 다니는 공연예고에는 한국에 보편화된 학교 폭력과는 상관없는 학교다.
그렇다고 아무리 합리화된 벌칙도 누구나 다  원해서 벌 받는 학생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것이다.

빵상쌤의 벌칙은 참 다양해서 번마다 틀린다.누구는 벌점을 지우기 위해 영어 깜지(영어단어 빼곡히 쓴다)를 10장 쓰고 누구는 학교마당서 청소로 봉사를 한다.나는 엄마랑 같이 남산에 오른 인증샷을 카메라에 담아와서 2점을 감점했다.

잘못을 저질러서 벌을 받는것은 당연하지만 빵상쌤의 책벌은 욕을 먹거나 매를 맞는 100배로 뉘우친다.여느쌤처럼 에네르기 소모도없이 애들이 다 두려워하는 날씬한 몸매에 애교만점 센스쟁이 빵상쌤의 매력은 전 대한민국 선생님들의 본받아할 우상으로 되여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고등학교 학교폭력이 이름난 한국서 서울 구로동 아름다운 산기슭에 자리잡은 학교에 빵상쌤과 같은 선생님들 전부 다  천사같은 교사다.

집에서 받는 엄마 사랑을 학교서도 누릴수 있는 학생은 아마 1년내내 학교서 생활하고 싶을것이다.

부모의 초청도 없이 중국국적으로 D-4비자로 한국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채 고등학교에 미성년자로  유학온 내가 바로 그 행운아라면 믿어줄 사람이 아마 없을것이다.

내가 다니는 서공예 담임인 빵상쌤으로 본 한국은 꿈속 동화같은 학교다.이제 앞으로 나는 이 학교서 2년반동안 빵상쌤이랑 호흡을 맞출것이다.

TV서 보던 공포는 찾아봐도 찾을수가 없는 학교정원은 산과 잇닿아 있다.서울공연예술고등학교 빵상쌤과 우리반 전체 친구들의 반가운 개학상봉의 날을 기다리며 오늘도  손가락을 꼽아본다.

평화가 잠자는 우리 학교 바로 우리 빵상쌤의 벌칙과 사랑을 받으면서 여기서 나는 연습생으로 가수로 데뷔를 준비할것이다.
 
이제 졸업식때  내 망가진 모습을 그대로 담은 이 사진을 선생님께 드리려고 생각한다. 세월이 퍽 흘러 선생님이 수많은 학생들 떠나보내고 기억이 아리송하실때 이사진을 보시면서 제자중 혀네언니란 별명을 가진 쭝국애도 제자였다는것을 기억해주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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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상과 쭝국애 혀네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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