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300km의 고속철, 금연 정책은 정지궤도
중국 출장길, 시속 300km로 질주하는 첨단 고속철에서 내린 순간 가장 먼저 마주한 것은 미래가 아닌 과거의 잔상이었다. 열차 문이 열리자마자 승강장을 가득 채운 매캐한 담배 연기가 밀려왔다. 줄을 선 승객들 사이, 열차 출입구 주변, 이동 통로까지 곳곳에서 당연하다는 듯 불꽃이 일었다. 처음에는 단순한 문화적 차이라 생각했으나, 여러 도시를 거치며 마주한 반복된 풍경은 이 문제가 개인의 에티켓을 넘어선 ‘제도의 구조적 결함’에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 역시 실내 공공장소 금연 원칙을 명문화하고 있지만, 문제는 플랫폼처럼 지붕은 있으나 사방이 뚫린 ‘반개방 구역’에 있다. 현행법상 이곳이 실내인지 실외인지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다 보니, 단속의 손길이 닿지 않는 법적 회색지대가 형성되는 것이다. 단속 인력의 한계도 명확하다. 현장 요원들은 흡연을 제지할 수는 있어도 직접적인 과태료 부과 등 행정 처분 권한이 없는 경우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