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철민 기자] 최근 중국 언론은 한반도의 저명한 음악가이며 동요 ‘반달’의 작사, 작곡가 윤극영을 소개했다.
윤극영의 본관은 조선 해평이고 1903년 대한제국 서울의 한 선비의 가정에서 태어났다. 윤극영의 아버지 윤정말(尹政末)은 당시 조선의 어느 한 군의 군수였다. 윤극영은 어릴 때부터 총명하고 영리하여 4살 때 이미 ‘천자문’을 줄줄 외울 수 있었다.
윤극영은 16살이 되던 해에 결혼했다. 당시 조선은 일본에 나라를 빼앗긴 상황이었다. 그 시기 윤극영은 일본으로 건너가 공부하게 되었다. 워낙 그는 법률공부를 지망했으나 어찌어찌하여 음악을 배우게 되었다. 1923년 당시 윤극영은 도쿄에서 우연히 방정환(조선의 유명한 민족운동 인사)를 만났다. 그 때 방정환은 윤극영한테 아동작품를 창작해 볼 것을 건의하면서 “아동은 내일의 희망이지만 현재 조선에는 아동가요가 거의 없다”라고 했다. 방정환의 말에서 윤극영은 많은 계발을 받았으며 그 때로부터 그는 동요창작에 매진하기 시작했다. 한편 윤극영은 도쿄에서 색동회(色動會-일종 아동문학을 연구하는 동인회)에도 가담하였다.
1923년 관동대지진(관동대지진은 점심 식사시간에 발생하면서 취사도구들이 뒤번져지면서 깨어지고 도쿄시에서는 대규모의 화재도 발생했다. 화재 후 당시 도쿄에서는 조선인들이 일부러 불을 질렀다는 요언히 나돌았으며 이를 계기로 도쿄 시민들이 대규모로 조선인들한테 보복하는 사건으로 되고 말았다) 후 윤극영은 조선으로 되돌아 왔다.
한편 윤극영이 돌아오자 부친 윤기선은 그에게 후원에 차린 서숙을 맡겼다. 그 서숙의 이름은 바로 ‘일성당(一聲堂)’이다. 1924년 윤극영의 매형이 사망하였다. 그 뒤 윤극영은 누나가 늘 고독하게 천공의 반달을 쳐다보는 것을 목격하고는 몹시 가슴이 아팠다. 후에 윤극영은 누나가 남편을 잃은 슬픔과 일제에 국토를 잃은 고통을 그 유명한 동요 ‘반달’의 선율에 담았던 것이다.
수 십 년이 지난 뒤 윤극영은 당시를 회고하면서 ‘반달’의 창작에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마지막 구절인 ‘샛별의 등대란다, 길을 찾아라’였다고 털어놓았다. 이 새별의 등대란 가사는 희망은 영원히 존재한다는 뜻을 담았다고 한다.
당시 윤극영은 일본군의 조선어 금지령을 무시하고 몰래 조선어로 동요를 가르치다가 여러 차례 일본군에 잡혀 수감됐다.
윤극영은 1925년 두 번째 부인과 결혼했으며 얼마 뒤 그는 두만강을 건너 만주국 간도의 용정으로 갔으며 그 곳에서 교편을 잡았다.
중국에 머문 지 10년이 되었다. 중국에 있을 때의 어느 날 윤극영은 용정의 광명중학교에서 익숙한 노랫소리를 듣게 됐다. 자세히 들어보니 자신이 만든 ‘반달’이란 동요였다. 이 노래가 이미 중국에까지 퍼졌는지 의아해 할 수밖에 없었다. 또 한 번은 윤극영이 교편을 잡고 있는 학교에 일본 노래 홍보팀이 와서 일본어판 ‘반달’을 불렀다. 자기가 만든 노래를 일본인들까지 즐겨 부르다니 처음에는 몰래 흐뭇했던 윤극영이었으나 나중에 이 홍보팀 대표는 ‘반달’을 일본노래라고 자랑했다. 윤극영은 어이가 없었고 그저 쓴 웃음만 나올 뿐이었다.
1945년 조선은 광복되었으나 남북으로 분단됐고 윤극영은 우여곡절 끝에 고향으로 돌아갔으며 이어 포목점을 내고 장사를 하는 한편 계속 작곡하면서 적지 않은 유명 동요를 남겼다.
1950년 당시 중국 북경에서 거주하던 조선인 김철남(민족운동가)과 김정평은 ‘반달’을 중국어로 번역하였다. 중국판 ‘반달’의 제목은 ‘샤오바이촨(小白船)’이다.
중국어로 된 ‘샤오바이촨’의 가사는 다음과 같다.
藍藍的天空銀河裏,有隻小白船
船上有顆桂花樹,白兔在遊玩
槳兒槳兒看不見,船上也沒帆
飄呀飄呀,飄向雲天
渡過那條銀河水,走向雲彩國
走過那個雲彩國,再向哪兒去?
在那遙遠的地方,閃着金光
晨星是燈塔,照呀照得亮
윤극영은 여러 시대를 살아온 우리 민족의 음악가이다. 대한제국과 일제식민지 그리고 만주국에서의 한 단락의 삶과 대한민국에서의 마지막 인생, 말 그대로 만고풍상을 겪으면서 살아온 인생이었다.
1988년 11월 15일, 우리 민족이 낳은 걸출한 음악가 윤극영은 자신이 남긴 유명한 동요와는 상관없이 자기를 낳아준 고국에서 조용히 눈을 감았다. 향년 85세였다.
BEST 뉴스
-
'현대 산업의 비타민' 희토류, 中 손에 달렸다...美 긴급 대응
[동포투데이]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 강화가 글로벌 공급망에 충격을 주며 미국이 협상 요청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60%, 정제 설비의 92%, 중희토류 매장량의 80% 이상을 장악한 상태에서 수출 통제를 통해 군사·기술 분야의 주도권을 공고히 하고 있다. 이에 미국은 F-35 전투기... -
더불어민주당, 여론조사 왜곡·조작 혐의로 리서치민·에브리리서치 대표 등 고발
[동포투데이]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명선거법률지원단은 23일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민과 에브리리서치의 대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캠프 핵심 관계자 등 4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선 관련 여론조사 과정에서 특정 후보에 편향된 질문을 사용하거나... -
美 서해안 항구 '제로 물동량' 경고등…무역 전쟁發 공급망 대란
[동포투데이]2025년 5월, 미국 서해안 주요 항구에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했다. 중국에서 출발해 로스앤젤레스와 롱비치 항구에 입항할 예정이던 화물선이 단 한 척도 도착하지 않은 것이다. 이는 최근 12시간 동안 기록된 충격적인 ‘제로 현상’으로, 현지 항구 관계자들의 우려를 극적으로 확대시켰다. 롱비치 항구 CEO ... -
더불어민주당, 극우단체 ‘리박스쿨’ 선거개입 의혹 제기
[동포투데이] 더불어민주당 중앙선대위 신속대응단과 공명선거법률지원단은 31일 기자회견을 열고, 극우 성향 민간단체인 ‘리박스쿨’이 대선을 앞두고 조직적인 댓글조작을 통해 여론을 왜곡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 국가 예산과 교육제도가 악용된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의혹이 2012년 ... -
‘종이 호랑이’ 된 라팔? 전문가 “J-10C 아닌 중국 전투 체계의 승리”
[동포투데이] 인도와 파키스탄 간 첫 공중전에서 중국제 무기체계의 위력이 입증되며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7일 발생한 공중전에서 파키스탄 공군은 중국제 J-10C 전투기와 PL-15 공대공 미사일을 활용해 인도의 프랑스제 라팔 전투기 3대를 격추시키며 6:0의 압승을 거뒀다. 이번 교전은 단순... -
경기 시흥서 연쇄 흉기 살인 사건…중국 조선족 용의자 검거
[동포투데이]경기도 시흥시에서 일어난 연쇄 흉기 살인 사건의 용의자인 차철남(57세, 중국 국적 조선족)이 검거된 가운데, 사건의 전모와 범행 동기에 대한 수사가 긴박하게 진행 중이다. 23일 오전 9시 30분께 시흥시 정왕동 한 편의점에서 60대 여성 점주가 흉기에 찔려 중상을 입은 것을 시작으로, 같은 날...
NEWS TOP 5
실시간뉴스
-
중국 주도 ‘국제중재원’ 출범…글로벌 사우스 33개국 서명
-
“중국 제조, 더 이상 과거와 다르다… 고품질 상징으로 부상”
-
트럼프·시진핑 전화 통화… “미중 관계, 대화와 협력만이 해법”
-
중국, 희토류 수출에 추적 시스템 도입… "장기적 통제 강화 신호"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축전
-
백악관, 또다시 ‘중국 개입’ 의혹 제기…이재명 대통령 당선에도 불신 못 거둬
-
이재명의 외교 방향, ‘중국 카드’는 어떻게 펼쳐질까
-
中전문가 “한중관계, 실용 외교로 새 전기 마련해야”
-
[외신 돋보기] “변화 속 안정”…신화통신이 본 이재명 승리의 이유
-
트럼프-시진핑, 이번 주 회담 가능성…백악관 “조율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