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전 뒤 ‘반역자’ 비난 받은 이란 여자대표팀… 호주 정치권서 보호 요구
[인터내셔널포커스] 이란 여자축구대표팀이 아시안컵 조별리그 경기에서 국가를 부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란 국영방송으로부터 ‘반역자’라는 비난을 받으면서, 호주 정부가 선수들의 신변 보호와 망명 문제를 둘러싼 압박에 직면하고 있다.
호주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이란 여자대표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 2월 28일 호주에 입국해 아시안컵을 준비했다. 이후 3월 2일 대한민국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과의 대회 첫 경기에서 선수들이 국가를 제창하지 않으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 장면 직후 이란 국영TV 진행자는 대표팀 선수들을 향해 “전쟁 중 조국을 배신한 사람들”이라며 공개 비난했다.
이란은 한국과의 경기에서 0대3으로 패한 데 이어, 개최국 호주와의 경기에서도 0대4로 완패했다. 이어 8일 열린 필리핀전에서도 0대2로 패하며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그러나 경기 결과보다 더 큰 관심은 선수들의 귀국 이후 안전 문제에 쏠리고 있다. 현지에서는 이미 ‘반역자’로 낙인찍힌 선수들이 귀국할 경우 신변 위협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호주 내 이란계 단체 “귀국 막아야”… 6만 명 넘는 서명
호주 내 이란계 시민단체인 호주 이란인 공동체 연합은 호주 정부에 선수단 보호와 체류 허용을 촉구했다.
이 단체가 시작한 온라인 청원에는 9일 오전 기준 6만1000명 이상이 서명했으며, “합리적인 안전 우려가 해소되지 않는 한 이란 여자대표팀 선수들이 호주를 떠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요구가 담겼다.
호주 야당 측에서도 보호 필요성을 공개 제기했다. 줄리안 리저 전 호주 원주민부 그림자 장관은 “정부는 이 여성 선수들이 직면할 위험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망명 허용을 촉구했다.
팔레비 왕세자도 가세… “호주가 보호해야”
망명 중인 이란 왕정복고 진영의 대표 인사인 레자 팔라비도 X(옛 트위터)를 통해 호주 정부에 선수단 보호를 요청했다.
그는 “선수들에게 필요한 모든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현재의 이란 체제가 붕괴될 경우 자신이 대안적 지도자가 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 부각했다.
한편 페니 웡 호주 외교장관은 선수들과 정부 간 직접 접촉 여부에 대해 언급을 피했고, 토니 버크 내무장관도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호주는 앞서 2021년 텔레반 재집권 이후 여성 스포츠가 금지되자, 아프가니스탄 여자 크리켓 선수 20여 명에게 인도주의 비자를 발급한 바 있다. 일부 선수들은 현재 호주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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