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을 싫어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많다.
그런데 중국산 없이 하루라도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한국 사회의 중국산 혐오는 이미 감정의 영역에 들어섰다.
“중국산은 못 믿겠다”, “짝퉁 아니냐”는 말은 습관처럼 반복된다. 하지만 이 말은 대부분 소비 현장에서 힘을 잃는다. 불신은 말로만 남고, 구매는 다른 기준으로 이뤄진다.

식당에서 먹는 김치 상당수는 중국산이다. 알고도 먹는다. 급식, 가공식품, 외식업 전반이 중국산 원재료에 의존한다는 사실은 이제 상식에 가깝다. 그럼에도 식탁 앞에서는 침묵하고, 키보드 앞에서는 분노한다.
전자제품과 가전, 자동차 산업도 다르지 않다. ‘한국산’이라는 이름으로 팔리는 제품 상당수는 중국에서 만든 부품을 기반으로 한다. 이 사실을 모르는 소비자는 거의 없다. 다만, 포장지에 ‘중국’이라는 글자만 보이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그래서 기업들은 중국산을 숨긴다. 원산지 표기를 최소화하고, 브랜드 이미지로 덮는다. 소비자는 이를 알면서도 묻지 않는다. 중국산이 나빠서가 아니라, 중국산이라는 사실을 마주하는 순간 불편해지기 때문이다.
온라인 쇼핑은 이 위선을 더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중국산을 욕하는 댓글 옆에서, 같은 사람이 테무와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결제를 누른다. 가격과 편의성 앞에서 반중 감정은 놀라울 정도로 유연해진다.
이쯤 되면 질문은 바뀌어야 한다.
정말 중국산이 문제인가, 아니면 중국산처럼 보이는 것이 문제인가.
정치와 외교의 불만을 소비로 풀어내는 것은 쉬운 선택이다. 하지만 그 감정은 현실의 공급망을 바꾸지 못한다. 중국을 배제한 소비를 말하면서, 중국이 만든 물건으로 일상을 유지하는 태도는 솔직하지 않다.
중국산을 혐오하면서 중국산으로 살아가는 나라.
이 모순을 인정하지 않는 한, “중국산은 나쁘다”는 말은 비판이 아니라 자기위안에 그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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