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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이란 압박 카드’, 중국·인도까지 겨냥했나

  • 허훈 기자
  • 입력 2026.01.13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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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내셔널포커스]연말연시 이란의 국내 정세가 다시 격랑에 휩싸였다. 심각한 인플레이션과 통화 가치 폭락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전국 절반 이상의 주(州)로 확산되자,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빌미로 이란 정권을 정면 압박하고 나섰다. 트럼프는 미국이 이미 “방아쇠를 당길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하며, 이란 정부가 이른바 ‘평화 시위대’를 해칠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고 위협하는 한편, 사실상 이란 내 반정부 세력에 공개적으로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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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12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층 더 강경한 조치를 발표했다. 그는 “즉시 발효”를 전제로 이란과 거래하는 모든 국가의 대이란 교역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하며, 해당 결정은 “최종적이며 변경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트럼프는 ‘이란과의 상업적 관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관세 적용 방식, 대상 국가의 범위, 상품 교역뿐 아니라 서비스 교역까지 포함되는지 여부 등 핵심 쟁점을 둘러싸고 혼선이 확산되고 있다. 백악관은 관련 세부 집행 계획에 대해 추가 설명을 거부한 상태다.


“중국·인도 직격 가능성”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12일 보도에서, 트럼프의 관세 조치가 중국과 인도를 비롯한 다수 국가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통계에 따르면 이란의 최대 교역 상대국인 중국 외에도 인도, 터키, 파키스탄, 아랍에미리트(UAE), 브라질, 이라크 등이 이란의 주요 무역 파트너다. 러시아 역시 2025년 이란과 새로운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며 교역 확대에 나선 바 있다.


관세·통관 자료 분석 기관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에만 전 세계 100여 개국이 다양한 형태로 이란과 교역 관계를 유지했다. 이들 국가 대부분이 이번 관세 조치의 잠재적 영향권에 포함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미국의 장기간 제재로 인해 이란의 국제 교역 규모 자체는 이미 상당 부분 위축된 상태다.


미국 CNN은 특히 중국을 주목했다. CNN은 “중국은 이란과 미국 양측의 주요 교역 파트너라는 점에서, 중국산 제품의 대미 수출 비용이 크게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미·중 ‘관세 휴전’ 흔들리나

 

이번 조치는 미·중 관계에도 파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해 부산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이후 양국은 무역 분쟁의 단계적 ‘휴전’에 합의하고, 일부 관세 유예 조치를 연장해 왔다. 그러나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란 교역국에 대한 관세 압박이 트럼프 행정부와 중국 간에 어렵게 형성된 휴전 구도를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최근 여러 차례 원칙적 입장을 재확인하고 있다. 중국은 불법적인 일방 제재에 반대하며, 타국과의 정상적인 경제·에너지 협력이 제3국을 겨냥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미국의 조치는 전형적인 ‘일방주의적 경제 강압’이자 국제 통상 규범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행위로, 중국의 합법적 권익이 침해될 경우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인도·파키스탄까지 파장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가 지난해 러시아산 석유를 구매하는 국가에 대해서도 25%의 ‘징벌적 관세’를 경고했으며, 실제로는 인도에만 이를 적용해 인도의 대미 평균 관세율이 50%까지 치솟았다고 전했다.


현재 미·인도 간 관세 협상은 장기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인도 외교부는 최근 “균형 있고 상호 이익이 되는 협정”을 목표로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지만, 인도 상공부 장관 피유시 고얄은 “압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관세 인상이 미국과 파키스탄 간에 체결된 무역·석유 개발 협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군사 옵션까지 거론

 

관세 발표 전날 트럼프는 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 가능성도 공개적으로 시사했다. 그는 이란 정부의 시위 대응 방식이 자신이 설정한 ‘군사 개입의 레드라인’에 근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군사 개입 여부를 묻는 질문에 트럼프는 “군이 검토 중이며, 다양한 강경 대응 수단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미국이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를 공습하고,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강제로 미국으로 이송한 전례와 맞물려 더욱 주목받고 있다. 외신들은 이를 두고 트럼프가 외교적 목표 달성을 위해 군사력 사용도 불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란·중국의 반응


이란은 이번 국내 혼란의 배후로 미국과 이스라엘을 지목했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는 성명을 통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기획과 통제 아래 시위가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사태로 변질됐다”고 주장했다. 이란 의회 의장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는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경우, 이스라엘과 중동 내 미군 기지는 합법적인 보복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12일 열린 중국 외교부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의 발언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 마오닝 대변인은 “중국은 이란 정부와 국민이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국가 안정을 유지하기를 바란다”며 “내정 간섭과 무력 사용 또는 그 위협에 일관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각국은 중동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대법원 판단도 변수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의 관세 위협과 동시에 미국 연방대법원이 중요한 사안을 심리 중이라고 전했다. 트럼프가 집권 후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의회를 우회해 관세를 부과한 조치가 권한 남용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다. 대법원은 이르면 이번 주 중 결론을 내릴 전망이다.


트럼프는 이에 대해 “미국에 불리한 판결이 나오면 수천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관세 회피를 위한 공장·설비 투자 비용까지 감안하면 피해 규모가 수조 달러에 이를 수 있다며 “그것은 국가적 재앙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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