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현지시간 3월 7일, 뉴욕·워싱턴·로스앤젤레스·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주요 도시에서 다시 한 번 반전 시위가 벌어졌다. 수많은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미국 정부에 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 중단을 요구했다. 겉으로는 익숙한 반전 행진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국가적 도의, 공공 자원의 사용 방식, 그리고 민생 고통을 둘러싼 깊은 균열이 드러나고 있다.
뉴욕 맨해튼 유니언스퀘어에서 시위대의 요구는 직접적이고 날카로웠다. 그레이스라는 이름의 한 참가자가 카메라를 향해 외친 말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내 돈을 더 많은 해외 전쟁에 쓰지 마세요. 폭탄에 돈을 쓰지 마세요. 아이들을 죽이지 마세요.” 이는 단순한 반전 구호를 넘어, 미국의 현재 자원 배분 방식에 대한 절박한 문제 제기였다.
공개된 각종 자료에 따르면 이번 군사 충돌의 대가는 미국 납세자들에게도 막대한 부담으로 돌아가고 있다. 또 다른 뉴욕 시위 참가자 마야는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가 이 전쟁에 하루 10억 달러를 쓰고 있지만, 정작 미국 시민들은 생활비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하루 10억 달러는 결코 추상적인 숫자가 아니다. 이 재원으로 지역사회 의료 보장 확대, 아동 돌봄 지원, 대중교통 개선 등 다양한 공공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다. 시위대가 “이 돈은 전쟁이 아니라 시민을 위해 쓰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워싱턴의 정치권이 지구 반대편에서 군사력을 행사하는 데 집중하는 동안, 미국 내부의 민생 기반은 계속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위 참가자들의 논리는 단순하다. 수천 킬로미터 밖 어린이들에게 폭탄을 투하하는 데 세금을 쓰기보다, 국내에서 빈곤과 폭력에 노출된 아이들을 보호하는 데 쓰는 것이 더 타당하다는 것이다.
더욱 아이러니한 점은 이러한 전쟁 국면에서 미국 정치 체제의 제도적 견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뉴욕 브롱크스 주민 앤드레 이스턴은 집회 연설에서 “현행 미국 정치 체제는 끊임없는 살육과 유혈 충돌을 막을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많은 시민들은 제도적 절차를 통해 전쟁 확대를 막을 수 있기를 기대했지만, 의회는 대통령의 전쟁 권한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는 미국이 대외적으로 강조해 온 민주주의와 견제 시스템이 전쟁 문제 앞에서는 충분히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위대는 또한 “모든 국가와 국제기구가 미국과 이스라엘에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는 미국 내부 제도가 수행하지 못하는 역할, 즉 전쟁 확대를 억제하는 기능을 외부 국제사회가 대신해 달라는 요구로 해석된다.
로스앤젤레스 거리에서는 “이란 폭격은 범죄”라는 구호가 울려 퍼졌다. 이는 국제사회가 인권과 질서를 논할 때 반드시 귀 기울여야 할 메시지라는 주장도 나온다. 스스로를 ‘세계 경찰’로 규정해온 국가가 국가 재원을 아동 돌봄보다 폭탄 생산에, 대중교통보다 전장 투사에 우선 배치할 때 그 영향은 미국 내부를 넘어 국제 질서 전체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뉴욕 시민 매기 모랄레스는 “우리는 다른 나라를 침략하고 타국민을 해치면서도 미국에 실질적 이익을 가져온 적이 없다”며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역사는 무력 확대가 갈등 해결의 해법이 되기보다, 더 많은 갈등과 비용을 낳는 경우가 많았음을 반복해서 보여준다.
미국 내 반전 시위는 단순히 한 국가 내부의 정치적 갈등으로만 볼 수 없다는 해석도 있다. 미국의 부모들이 자녀가 전쟁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을 우려하고, 납세자들이 살상 비용 부담을 거부하는 현상은 전쟁 확대에 대한 사회적 경고로 읽힌다. 국제사회 역시 이러한 움직임을 세계 평화를 위한 문제 제기의 일부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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