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내셔널포커스]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세계 에너지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 상태에 들어가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각국에 군함 파견을 공개 요청했다. 이에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미국의 안전 보호막은 이미 누더기가 됐다”며 즉각 비꼬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 소셜에 글을 올려 “이란의 군사 능력 100%를 파괴했지만, 여전히 드론 한두 대나 기뢰, 단거리 미사일 한 발만으로도 해협을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인위적 봉쇄로 피해를 입는 국가들도 군함을 보내야 한다”며 “미국은 이란 해안선에 대한 폭격과 선박 격침을 계속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는 같은 글에서 “많은 나라가 군함을 파견할 것”이라며 미국과 함께 해협의 개방과 안전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참여국 명단은 제시하지 않았다. 이후 추가 게시물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석유를 공급받는 모든 국가가 이 항로를 책임져야 한다. 이는 팀워크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라그치 장관은 소셜미디어 X를 통해 “미국이 자랑하던 안전 보호 우산은 이미 군데군데 찢어졌다”며 “억지력을 과시하기는커녕 오히려 스스로 불을 끌어안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제 미국은 다른 나라들에게 대신 호르무즈를 지켜달라고 애원하고 있다”고 조롱하며, 중동 각국에 외국 군대 축출을 촉구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미 중동에 호위함 8척과 헬기항모 2척 파견을 발표했다. 프랑스는 앞서 항공모함 샤를 드골함을 지중해에 전개했고, 키프로스에도 호위함과 방공체계를 배치했다. 반면 영국은 HMS 프린스 오브 웨일스의 중동 파견 계획을 재검토 중이며, 영국 국방부는 “동맹국들과 항행 안전 확보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에서 외부로 나가는 유일한 해상 통로로,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4분의 1 이상과 액화천연가스 운송량의 약 5분의 1이 이곳을 지난다. 최근 선박 통항량은 급감했다. 올해 3월 들어 이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77척에 그쳤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 1229척과 비교하면 급감한 수준이다.
또 영국 해상무역기구 집계에 따르면 3월 초 이후 유조선 9척을 포함한 상선 20척이 해협 및 인근 해역에서 공격을 받거나 사고를 신고했다.
이란은 해협을 전면 봉쇄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아라그치 장관은 미국 방송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은 실제로 열려 있으며, 단지 이란을 공격한 국가와 그 동맹국 선박에만 닫혀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른 나라 선박은 자유롭게 통항할 수 있지만, 안전 우려 때문에 자발적으로 통과를 피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앞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적국을 압박하는 전략적 지렛대”라며 이를 계속 활용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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