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미국의 대이란 군사 대응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교황 레오 14세 사이의 설전이 완화되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교황이 최근 논란이 된 발언에 대해 “특정 인물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다.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교황 레오 14세는 4월 18일, 자신이 최근 언급한 ‘폭군’ 관련 발언이 약 2주 전에 준비된 것이라며 “미국 대통령과 다시 논쟁하려는 의도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교황이 국가 정상의 발언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히는 일은 드물다. 그러나 최근 몇 주 사이 교황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 행동을 두고 비판 수위를 높여왔다. 이달 초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해 강경 발언을 내놓자, 교황은 해당 발언을 “용납할 수 없다”고 지적하며 민간 인프라 공격은 국제법 위반이자 인류 분열과 증오를 부추기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12일 기자 질의에서 교황을 향해 “잘하고 있지 않다”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같은 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도 교황의 범죄 대응과 외교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며 “무능하다”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교황 선출 과정과 관련해 자신이 영향을 미쳤다는 취지의 발언까지 내놓으며 논란을 키웠다.
교황 레오 14세는 2025년 5월 즉위한 첫 미국 출신 교황이다. 그는 4월 13일 “트럼프 대통령과 논쟁을 벌이고 싶지 않다”고 밝혔지만, 이후 아프리카 순방 중이던 16일 강경한 어조의 연설을 통해 전쟁을 주도하는 지도자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당시 교황은 “세계는 일부 폭군들에 의해 짓밟히고 있다”면서도 “평화를 만드는 이들은 축복받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종교와 신의 이름을 정치·군사적 이익에 이용하는 행위를 강하게 비판했다.
다만 바티칸 측은 해당 발언이 특정 국가나 인물이 아닌 전 세계 분쟁 상황 전반을 겨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황 역시 18일 전용기에서 기자들에게 “최근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며 “이미 준비된 메시지가 정치적 상황과 맞물리며 과도하게 해석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입장 표명에 대해 JD 밴스 부통령은 “갈등이 과장되는 경향이 있다”며 “현실은 더 복잡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교황의 역할에 대해 “도덕적 문제에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당연하다”며 상호 존중을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교황 비판은 미국 내에서도 엇갈린 반응을 낳고 있다. 일부 지지층은 대통령을 옹호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가톨릭 교회와의 충돌에 대한 피로감과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보수 성향 방송 진행자인 숀 해니티는 최근 “더 이상 자신을 가톨릭 신자로 여기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여론 지형도 변화 조짐을 보인다. Pew Research Center 조사에 따르면 백인 가톨릭 유권자의 트럼프 정책 지지율은 하락세를 나타냈으며, NBC 여론조사에서는 교황에 대한 호감도가 트럼프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별도로, 미국 국방부가 바티칸에 향후 군사 행동 지지를 요구했다는 보도도 나오며 긴장은 한때 고조됐다. 해당 사안은 바티칸 내부 반발을 불러왔고, 교황이 미국 방문 계획을 취소한 배경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이번 발언을 계기로 양측 간 공개 충돌은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지만, 외교·군사 문제를 둘러싼 시각 차이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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