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개최국 미국이 에이스의 퇴장이라는 최악의 변수를 극복하며 24년 만에 월드컵 토너먼트 승리를 거뒀다. 한 명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미국은 홈 팬들의 뜨거운 응원 속에 2026 북중미 월드컵 16강 진출을 확정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미국은 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리바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32강전에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를 2-0으로 꺾었다. 이 승리로 미국은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무려 24년 만에 월드컵 토너먼트 승리를 기록했고, 16강에서는 극적인 대역전극으로 세네갈을 제압한 벨기에와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경기 초반 미국은 강한 전방 압박과 빠른 측면 전개를 앞세워 흐름을 주도했다. 수차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지만 마무리가 아쉬웠고, 보스니아 역시 역습으로 맞서며 팽팽한 균형을 이어갔다.
균형은 전반 종료 직전 깨졌다. 전반 45분 폴라린 발로건이 문전 혼전 상황에서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번 대회 개인 3호 골로, 미국은 가장 좋은 순간에 리드를 잡으며 전반을 마쳤다.
하지만 후반 시작과 함께 예상치 못한 악재가 찾아왔다. 발로건이 타리크 무하레모비치의 발목을 밟는 과정에서 레드카드를 받아 퇴장당한 것이다. 미국은 후반 대부분을 10명으로 싸워야 했고, 발로건은 퇴장에 따른 1경기 출전 정지로 벨기에와의 16강전에도 결장하게 됐다.
수적 우위를 점한 보스니아는 거세게 몰아붙였다. 점유율은 52%로 미국(48%)보다 높았고 슈팅도 11개를 기록해 미국(8개)을 앞섰다. 유효슈팅 역시 4-2로 우세했으며 패스 횟수도 430회로 미국(399회)보다 많았다.
그러나 미국은 흔들리지 않았다. 수비진은 촘촘한 라인을 유지하며 상대 공간을 차단했고, 미드필더들은 왕성한 활동량으로 압박을 이어갔다. 골키퍼 역시 결정적인 선방을 여러 차례 기록하며 리드를 지켜냈다. 수적 열세에도 조직력과 집중력은 오히려 더욱 빛났다.
승부에 마침표를 찍은 것은 말리크 틸먼이었다. 후반 37분 프리킥 기회에서 틸먼이 날린 왼발 슈팅은 상대 수비벽을 넘어 골키퍼 손끝을 스친 뒤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홈 팬들은 폭발적인 환호를 쏟아냈고, 미국은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기록만 보면 미국의 완승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슈팅과 점유율, 패스 횟수 등 여러 지표에서 보스니아가 우위를 보였다. 그러나 미국은 패스 성공률에서 87%를 기록해 보스니아(85%)를 앞섰고, 결정적인 순간마다 높은 집중력과 효율성을 보여주며 승리를 만들어냈다. 파울도 미국은 7개에 그친 반면 보스니아는 13개를 기록해 경기 막판 조급함을 드러냈다.
이번 승리는 단순한 16강 진출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개최국이라는 부담 속에서도 한 명이 부족한 상황을 극복하며 정신력과 경기 운영 능력을 입증했고, 선수단 전체가 하나로 뭉쳐 만들어낸 값진 승리였다. 비록 발로건의 공백은 큰 변수지만, 극한의 위기를 이겨낸 미국의 자신감은 벨기에와의 16강전에서도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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