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세계 최고 수준의 과학자가 연구 거점을 미국에서 중국으로 옮긴 사실이 국제 과학기술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25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오마르 M. 야기 교수가 칭화대학교 전임 교수로 합류하면서, 이번 결정은 한 연구자의 이직을 넘어 미·중 간 첨단기술 경쟁과 글로벌 인재 확보 전략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근 중국은 반도체, 인공지능(AI), 양자기술, 신소재 등 미래 산업의 핵심 분야를 국가 전략으로 육성하며 연구개발(R&D) 투자를 꾸준히 확대해 왔다. 특히 AI를 활용해 신소재를 설계하고 개발 기간을 단축하는 기술은 차세대 제조업과 에너지, 배터리, 우주항공, 바이오 산업까지 연결되는 핵심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칭화대가 새롭게 출범시킨 AI 소재화학 연구 플랫폼 역시 이러한 국가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야기 교수는 금속유기골격체(MOFs) 연구를 개척한 세계적인 석학으로, 그의 연구 성과는 수소 저장, 탄소 포집, 촉매, 친환경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여기에 AI 기술이 접목될 경우 기존의 반복적인 실험 중심 연구를 데이터 기반 예측으로 전환해 신소재 개발 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이번 인사를 바라보는 미국 학계의 시선도 복합적이다. 일부 연구자들은 중국이 연구 인프라와 예산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면서 국제적 경쟁력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고 평가한다. 반면 미국은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기관과 혁신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지만, 연구비 지원과 이민 정책, 국제 인재 유치 환경 등이 장기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로 최근 과학기술 경쟁은 연구 성과뿐 아니라 우수 연구자 확보 능력까지 국가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각국 정부와 대학들은 연구비 지원 확대, 첨단 연구시설 구축, 국제 공동연구 활성화 등을 통해 세계적 과학자 유치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중국 역시 해외 석학 영입과 국제 공동연구 확대를 통해 기초과학 역량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단순히 논문 수를 늘리는 수준을 넘어 원천기술 확보와 산업화 연결을 동시에 추진하려는 전략이 특징이다. AI와 재료과학의 융합은 이러한 전략을 대표하는 분야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를 특정 국가의 우위나 열세로 단정하기보다 세계 과학기술 경쟁의 구조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한다. 연구개발 투자는 물론 연구 환경과 국제 협력, 인재가 자유롭게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제도까지 종합적으로 갖춘 국가가 미래 기술 경쟁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결국 세계 과학기술 패권 경쟁은 연구실에서 시작되는 '인재 경쟁'의 성패가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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