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일본 도쿄도가 하루 수많은 사람이 오가는 도쿄역 인근 지하주차장을 탄도미사일 공격 등에 대비한 대피시설로 개조한다. 단시간 몸을 피하는 기존 긴급대피시설보다 방호 능력을 높이고 비상물자를 갖춰 일정 시간 체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닛케이아시아 등에 따르면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도쿄역 인근 야에스 지하주차장을 활용한 대피시설 정비 계획을 밝혔다.
고이케 지사는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를 언급하며 도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쿄역 일대는 평소 유동인구가 많아 유사시 상당수 시민을 신속하게 지하로 대피시킬 수 있다는 점도 시설 선정의 배경이 됐다.
대상 시설은 도쿄도 관련 기관이 운영하는 야에스 지하주차장으로, 도쿄역 앞 도로 아래 지하 2개 층에 걸쳐 있으며 전체 면적은 약 1만3000㎡다.
도쿄도는 이곳에 폭발 충격파를 견딜 수 있는 방호문을 설치하고 비상물자 비축 공간도 마련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설계 작업은 2026회계연도부터 시작하며, 개조 이후에도 기존 주차장 기능은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시설은 일본의 국민보호 관련 제도에 따라 지정된 기존 ‘긴급일시대피시설’보다 한 단계 강화된 개념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기존 시설이 미사일 공격 등의 위험이 발생했을 때 시민들이 일시적으로 몸을 피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새 시설은 방호 기능과 물자 비축 능력을 갖춰 보다 장시간 머무를 수 있도록 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도쿄도가 지하 공간을 활용한 방호시설을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도영지하철 아자부주반역 인근의 비상물자 비축시설을 지하 대피시설로 전환하는 사업에 착수했다. 야에스 시설이 완성되면 두 번째 유사 사례가 된다.
일본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때 전국순간경보시스템(J-Alert)을 통해 주민들에게 지하시설이나 견고한 건물로 대피하도록 안내해 왔다. 최근에는 이러한 경보체계를 넘어 실제 시민들이 대피할 수 있는 지하 공간의 방호 능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민방위 정책의 범위를 넓히는 모습이다.
특히 인구와 교통·경제 기능이 밀집한 도쿄에서는 유사시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 확보가 중요한 과제다. 기존 지하철역이나 지하주차장 등을 활용하는 방식은 새로운 대규모 방호시설을 건설하는 것보다 도심 공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실제 탄도미사일 공격 상황에서 어느 정도의 방호 능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대규모 인원을 어떻게 신속하게 수용하고 관리할지는 향후 설계와 운영계획에서 구체화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도쿄역 대피시설 계획은 동북아 안보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일본의 대응 범위가 군사적 방위력 강화에서 시민 보호를 위한 민방위 인프라 확충으로까지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일본 주요 대도시에서 이 같은 지하 방호시설 확충이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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