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이 대만해협에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더라도 미국이 필리핀 영토를 공격 작전의 발진기지로 사용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과 안보협력을 강화하면서도 대만 문제를 둘러싼 군사적 충돌에 직접 휘말리는 데는 선을 그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마르코스 대통령은 14일 외신 기자회견에서 대만 유사시 미군이 필리핀 기지와 영토에서 공격 작전을 벌이는 것을 허용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필리핀은 이 지역에서 교전국이 될 의도가 없으며 그렇게 되는 데 아무런 관심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필리핀의 관심은 자국 영토를 방어하고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있다면서 “필리핀 영토에서 누군가를 공격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이러한 정책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필리핀이 미국과 군사협력을 확대하는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마르코스 정부 출범 이후 필리핀은 미국과 방위협력을 강화하고 미군이 사용할 수 있는 군사시설을 확대했다. 일부 시설은 대만과 가까운 필리핀 북부에 있어 대만해협에서 충돌이 발생할 경우 필리핀의 역할을 둘러싼 관심도 커져 왔다.
그러나 마르코스 대통령은 미국과의 안보협력 강화가 중국과의 경제관계 단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과 거리를 두겠다는 어떤 정책이나 정책 선언도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여전히 중국과 협력할 수 있는 많은 분야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필리핀의 주요 투자국 가운데 하나라는 점도 언급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올해 중동에서 충돌이 발생한 이후 중국과 에너지 공급 분야에서 협력한 사례를 들며 양국 간 협력 공간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남중국해 문제에서는 강경한 태도를 유지했다. 필리핀의 해상 보급 활동 등에 중국의 사전 허가가 필요하지 않으며 자국이 주장하는 해양 권익도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필리핀은 미국뿐 아니라 일본과도 안보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중국과 갈등을 빚으면서도 대중 경제협력은 유지하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발언은 미국과의 동맹 강화와 대만해협 군사충돌 개입을 구분하려는 마르코스 정부의 입장을 보여준다. 미·중 경쟁이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서 이어지는 가운데 필리핀이 안보와 대중 관계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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