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미국과 이란이 최종 합의를 위해 설정했던 ‘60일 협상 시한’이 17일 종료됐지만 양측은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다. 오히려 이란 강경파 지도부가 지난 두 달 동안 군사력을 강화하며 추가 충돌에 대비해왔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중동의 긴장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6월 17일 공개한 임시 양해각서(MOU)를 통해 60일 안에 협상을 진행하고 최종 합의에 도달하기로 했다. 호르무즈해협의 상선 통항 정상화와 제재 완화, 이란 핵 문제 등이 주요 쟁점이었다.
그러나 이후에도 군사적 충돌과 상호 비난이 이어지면서 협상은 진전을 보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양해각서가 사실상 끝났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란도 합의가 이미 효력을 잃었다고 주장해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 아랍권 정보당국이 확보한 통신기록과 관계자들의 증언 등을 토대로 이란 강경파 지도부가 협상 기간 군사력을 재정비하며 추가 충돌에 대비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지도부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경제적 압박을 완화하고 향후 더 큰 규모의 공격을 준비하기 위해 협상을 이용할 가능성을 경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협상보다 군사적 대비에 무게를 두고 지난 두 달간 전력 재정비를 서두른 것으로 분석된다.
구체적으로 이란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강경 성향의 베테랑 인사들을 주요 보직에 배치하는 한편 국내 방첩활동을 확대했다. 미사일과 무인기 생산에도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 변화는 역내 친이란 무장세력과의 연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WSJ는 확보된 통신기록 등을 근거로 이란 지도부가 예멘과 이라크 등의 무장세력을 활용해 미국과 역내 동맹국에 더 큰 압박을 가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호르무즈해협에 이어 홍해까지 긴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홍해는 사우디아라비아가 페르시아만의 해상 수송 위험을 피해 원유를 수출할 수 있는 주요 우회로다. 두 해상 수송로가 동시에 불안정해질 경우 국제 원유시장에도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다.
양측의 불신은 지난달 군사충돌을 거치며 더욱 깊어졌다. 미군은 7월 초 이란의 상선 공격에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이란을 타격했고, 이란도 바레인과 쿠웨이트, 카타르, 요르단 등에 있는 미국 관련 시설을 겨냥해 미사일과 드론 공격에 나섰다.
결국 60일이라는 협상 시한은 최종 합의 없이 끝났다. 미국이 협상을 통한 호르무즈해협 정상화와 핵 문제 해결을 추진하는 동안 이란은 군사력과 역내 대응망 강화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양측의 전략적 간극도 더욱 벌어지고 있다.
협상 시한 종료 이후에도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을 경우 호르무즈해협과 홍해를 중심으로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미·이란이 다시 협상 테이블로 향할지, 대치가 새로운 확전 국면으로 접어들지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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