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중국에서 한때 약 200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렸던 여성 인터넷 방송인이 결혼 사실을 숨기고 남성 시청자들에게 거액의 후원을 유도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최대 후원자가 “2000만위안(약 40억원)을 배상하고 1년간 잠자리를 함께하라”는 취지로 요구한 녹취가 공개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22일 중국 샤오샹천바오와 양쯔완바오 쯔뉴뉴스 등에 따르면 1996년생 여성 방송인 웨이잉(魏莹)은 사기 혐의로 하이난성 제1중급인민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올해 1월과 4월 두 차례 공판이 열렸으며 아직 선고되지 않았다.
웨이잉은 2019년 인터넷 방송을 시작해 약 1년 만에 팔로워 200만명 가까이를 확보했다. 당시 이미 결혼해 딸이 있었고 방송 활동 중에는 임신 상태였지만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2020년 관련 사실이 알려진 뒤 방송을 중단했으며 같은 해 12월 이혼했다.
검찰은 웨이잉이 미혼인 것처럼 행세하며 남성 시청자 3명을 골라 위챗으로 개인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연애 감정을 이용해 고액의 가상선물을 보내도록 유도했다고 판단했다. 공소장에 적시된 피해액은 각각 500만위안, 500만위안, 1500만위안으로 총 2500만위안(약 50억원)에 달한다.
사건은 2022년 9월 입건됐고 웨이잉은 구금과 취보후심(보석에 해당), 주거감시 등을 거쳐 지난해 10월 기소됐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일부 사실과 증거가 부족하다며 두 차례 보완수사를 요구하기도 했다.
재판에서는 가장 많은 1500만위안을 후원한 싱모빈(邢某彬)과 웨이잉의 실제 관계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웨이잉 가족이 언론에 제공한 녹취에는 싱씨가 “최소 2000만위안을 배상하고 1년간 나와 잠자리를 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 사이의 위챗 대화 기록도 1만5915건에 달했다.
웨이잉 측은 두 사람이 단순한 방송인과 후원자 관계가 아니라 1년 넘게 실제 교제했으며 당시 싱씨 역시 기혼자였다고 주장했다.
싱씨가 두 차례 작성했다가 철회한 ‘형사 양해서’도 쟁점이다. 형사 양해서는 피해자가 피의자나 피고인을 용서하고 수사기관이나 법원에 선처를 요청하는 문서다.
싱씨는 2023년과 2024년 웨이잉을 용서하고 형사책임을 묻지 말아 달라는 취지의 양해서를 제출했다. 두 번째 양해서에는 두 사람이 2019년부터 약 5년간 좋은 친구 관계를 유지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그러나 2025년 3월 웨이잉이 합의에 따른 배상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양해서를 철회했다.
피해액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웨이잉 가족은 플랫폼 수수료 등을 제외하면 실제 받은 돈은 300여만위안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도 후원자별 정확한 금액을 입증할 플랫폼 공식 자료가 없고 피해자들이 다른 방송인들에게도 후원했다며 2500만위안 전체를 피해액으로 볼 수 있는지 문제를 제기했다.
반면 검찰은 웨이잉이 결혼·출산·임신 사실을 숨기고 연애를 암시하는 관계를 이용해 거액의 후원을 유도했다며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사건은 맞고소로도 번졌다. 웨이잉 가족은 지난 7월 24일 상하이 경찰에 싱씨 등을 공갈·사기·무고 등의 혐의로 고소하고 접수증을 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가족 측이 제기한 혐의로 싱씨 등의 범죄가 인정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법원은 웨이잉의 행위가 사기죄에 해당하는지와 실제 피해액, 최대 후원자와의 관계 등을 심리하고 있으며 아직 판결을 내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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