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내셔널포커스] 미국과 이란의 충돌로 호르무즈해협의 긴장이 다시 높아지면서 한국군 파견 여부가 외교·안보 현안으로 떠올랐다. 미국은 해협의 안전 확보를 위해 동맹국들의 역할 확대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란은 한국의 군사적 참여 가능성에 공개적으로 경고하고 있다. 한국 정부의 선택지가 복잡해지는 이유다.
결론부터 말하면 8일 현재 한국군의 호르무즈 파병은 확정되지 않았다.
국방부는 호르무즈해협의 자유항행 회복과 중동의 평화·안정을 위한 실질적인 기여 방안을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협의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방안은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외교부도 중동의 평화와 안정이 조속히 회복되고 한국 선박을 포함한 모든 선박의 자유로운 통항이 보장될 수 있도록 관련국들과 소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이 호르무즈 문제를 외면하기 어려운 이유 가운데 하나는 해상교통로의 중요성이다. 호르무즈해협은 걸프 지역의 원유와 천연가스가 아시아 등으로 이동하는 핵심 통로다. 해협의 불안이 장기화하면 선박 운항과 에너지 공급망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미국과의 관계도 변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호르무즈 안전 확보와 관련해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의 역할 확대를 요구해왔다. 한국으로서는 해상교통로 보호라는 이해관계와 한미동맹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반대편에서는 이란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7일 한국어로 공개한 메시지를 통해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해협에 군사력을 주둔시키거나 군사작전에 참여하는 국가를 미국을 지원하는 세력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의 군사적 참여가 양국 관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경고다.
이 때문에 한국의 선택은 단순한 파병 찬반을 넘어선다.
직접적인 전투 참여와 해상감시, 기뢰 대응, 구조·구난 등은 임무의 성격과 위험도가 크게 다르다. 정부가 군사적 기여를 결정한다면 어느 수준까지 참여하고 우리 장병의 안전과 한반도 대비태세를 어떻게 확보할지가 핵심 쟁점이 될 수밖에 없다.
국내 절차도 남아 있다. 헌법에 따라 국군을 해외에 파견하려면 국회의 동의가 필요하다. 정치권에서 파병을 둘러싼 이견이 나타나는 만큼 정부의 정책 결정만으로 즉각적인 파견이 이뤄지는 구조도 아니다.
결국 한국은 네 가지 이해관계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미국과의 동맹, 호르무즈 자유항행과 에너지 안보, 이란과의 외교관계, 국내 여론과 국회 동의다.
따라서 현재 단계에서 ‘한국군이 호르무즈에 간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다만 정부가 국제사회와 실질적 기여 방안을 협의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핵심은 파병 여부뿐 아니라 한국이 호르무즈 안전 확보에 어떤 방식과 수준으로 참여할 것인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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