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1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이탈리아 고급차 브랜드 마세라티가 판매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중국 기업들과 손잡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과거 유럽 자동차 기술을 따라잡던 중국이 이제 전기차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유럽 명차의 협력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마세라티를 보유한 스텔란티스는 중국 화웨이, JAC(장화이자동차)와 기술·산업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 협상이 상당 부분 진전된 것으로 전해졌지만 아직 최종 계약이 체결된 단계는 아니다.
현재 거론되는 구상은 각자의 강점을 결합하는 방식이다. 마세라티가 이탈리아 특유의 디자인과 차량 설계, 브랜드 경쟁력을 담당하고 화웨이는 차량용 소프트웨어와 전자·커넥티드 기술을 제공하는 방안이다. JAC의 엔지니어링과 생산 능력을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세라티가 중국 기업과의 협력을 검토하는 배경에는 심각한 판매 부진이 있다.
스텔란티스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마세라티의 세계 판매량은 2023년 2만6689대에서 2024년 1만4725대, 2025년 1만1127대로 감소했다. 불과 2년 만에 판매 규모가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지난해 조정 영업손실도 1억9800만유로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산업이 전기차와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것도 부담이다. 새로운 전기차 플랫폼과 배터리, 자율주행·커넥티드 기술을 개발하려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판매 규모가 줄어든 고급차 브랜드가 모든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하기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반면 중국 자동차산업의 위상은 크게 달라졌다. 중국 업체들은 전기차와 배터리는 물론 차량용 소프트웨어와 전자 시스템에서도 경쟁력을 키웠다. 유럽 업체들이 개발 기간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 중국 기업과 협력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스텔란티스 역시 이미 중국 전기차업체 립모터와 협력하고 있다. 마세라티와 화웨이·JAC의 논의가 현실화한다면 이런 흐름이 고급차 시장까지 확대되는 셈이다.
다만 이번 움직임을 ‘중국이 마세라티를 인수한다’거나 ‘마세라티가 중국에 넘어간다’고 해석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현재 확인된 것은 기술·산업 협력 논의이며 지분 매각이나 경영권 이전이 아니다. 구체적인 협력 방식도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상징성은 작지 않다. 1914년 출발해 이탈리아 고성능 자동차의 상징으로 성장한 마세라티가 부활을 위해 중국의 기술력을 새로운 선택지로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중국 자동차업체들이 유럽에서 기술을 배우던 시대를 지나 이제 유럽의 전통 명차가 중국의 전기차·소프트웨어 기술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마세라티의 선택은 한 브랜드의 경영 위기를 넘어 세계 자동차산업의 무게중심이 어떻게 이동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 버전을 100점형 최종 게재본으로 추천합니다. 특히 마지막을 ‘중국에 손을 내밀었다’는 흥미성에 그치지 않고 세계 자동차산업의 기술 주도권 변화로 마무리해 자체기사 성격을 강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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