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사우디아라비아가 예멘 후티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받고 있다. 홍해의 전략 요충지까지 후티 수중에 들어가면서 사우디는 미국에 군사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후티에 대한 직접 공격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
미국이 사우디를 외면하는 것은 아니다. 정보와 표적정보를 제공하고 미군 지휘부도 사우디 측과 대응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무기와 정보는 지원하되 미군이 직접 후티를 공격하는 데에는 선을 긋고 있다.
CBS뉴스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여러 차례 통화하면서 후티에 대한 미국의 직접적인 군사행동을 요청했다. 트럼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신 미국은 후티 관련 정보와 표적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브래드 쿠퍼 미 중부사령관도 사우디를 방문해 협의를 진행했다.
미국과 사우디는 지난해 군사협력을 크게 확대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5월 약 1,420억 달러 규모의 방산 협력 패키지를 발표했다. 방공·미사일방어와 해상안보, 공군력 강화 등이 포함됐다. 11월에는 미·사우디 전략방위협정도 체결했다.
하지만 방위협력과 미군의 직접 참전은 별개의 문제다.
미국은 이란과 호르무즈해협에 상당한 군사력을 투입하고 있다. 예멘에서 후티를 상대로 다시 대규모 군사작전을 시작하면 전선이 하나 더 늘어난다. 방공·정밀타격 무기 소모도 커진다.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국들에 더 많은 안보 부담을 요구해온 기조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직접적인 안보 이익에는 개입하면서 지역 분쟁에서는 동맹국이 더 큰 역할을 맡도록 한다는 입장이다.
사우디는 2015년부터 후티를 상대로 대규모 군사작전을 벌였지만 후티를 제거하지 못했다. 2022년 유엔 중재 휴전 이후에는 예멘 전쟁에서 한발 물러나 경제개혁과 대규모 개발사업에 힘을 쏟아왔다.
후티의 최근 공세로 사우디는 다시 예멘 전선과 마주하고 있다. 후티는 홍해 항구 모카를 장악한 것으로 전해졌고 바브엘만데브 해협 주변의 전략 섬들까지 점령했다. 사우디의 동서 송유관도 공격을 받아 가동에 차질이 발생했다.
사우디가 미국의 직접 군사개입을 기대했다가 원하는 대응을 얻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9년 아브카이크와 쿠라이스 석유시설이 공격받으면서 사우디 원유 생산량의 절반가량이 일시적으로 영향을 받았다. 당시에도 트럼프는 사우디를 위해 이란과 직접 전쟁에 들어가지 않았다.
최근 사우디는 미국 이외의 국가들과도 군사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튀르키예·파키스탄과 방위협정을 체결했다. 다만 사우디 정부는 새로운 협력이 기존 국제 파트너십을 대체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사우디군은 여전히 미국산 무기체계와 군사훈련, 정보지원에 크게 의존한다. 미국에도 사우디는 에너지시장과 홍해 항로, 이란 문제에서 중요한 파트너다.
미국의 지원은 계속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확인된 범위는 정보 제공과 군사협력이다. 사우디가 요청한 후티에 대한 미군의 직접 공격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2019년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는 이번에도 사우디를 지원하면서 직접적인 전쟁 개입에는 선을 긋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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