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세계적인 가수들의 아시아 투어에서 싱가포르는 좀처럼 빠지지 않는 도시다. 공연을 보기 위해 주변 국가에서 팬들이 몰려들면서 호텔과 항공권 가격까지 움직인다. 최근 이 시장에 쿠알라룸푸르가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움직임은 구체적이다. 쿠알라룸푸르시는 지난 5월 해외 공연자에게 적용하던 보증금을 3만 링깃에서 1만5000링깃으로 절반 낮췄다. 해외 공연 유치에 걸림돌이 되는 비용 부담부터 줄인 셈이다.
공연기획사를 끌어들이기 위한 지원책도 마련했다.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국제 공연에는 말레이시아에서 사용한 비용의 30%를 지원한다. 공연당 지원 한도는 150만 링깃이다.
올해 공연 일정은 한층 화려해졌다.
‘KL Headline Season 2026’을 통해 쿠알라룸푸르 6개 주요 공연장에서 25개의 국제 공연이 예정돼 있다. 더 위켄드와 BTS를 비롯해 라우페이, 대니얼 시저, 트레저 등 세계적인 가수들의 공연이 잇따라 잡혀 있다. 주최 측이 예상하는 국내외 관객은 50만 명 이상이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올해 승인한 해외 아티스트 공연도 245건에 이른다.
공연 숫자는 몇 년 사이 빠르게 늘었다.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콘서트는 2022년 104건에서 2023년 335건, 2024년 408건으로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450건을 넘어섰다. 2025년 콘서트가 만들어낸 경제 효과는 약 17억2000만 링깃으로 집계됐다.
해외 팬이 공연장을 찾으면 티켓에서 소비가 끝나지 않는다. 항공과 숙박, 식당, 쇼핑, 교통으로 지출이 이어진다. 말레이시아가 대형 콘서트 유치에 공을 들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오는 12월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림프 비즈킷 공연에는 태국과 인도네시아에서만 5000명 넘는 관객이 찾을 것으로 현지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정부도 공연 유치 경쟁에 직접 나섰다. 한나 여 연방직할구 장관은 최근 쿠알라룸푸르가 국제 콘서트 유치를 놓고 싱가포르와 경쟁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싱가포르는 대형 공연장과 교통·숙박시설은 물론 세계적인 공연기획사와 연결된 시장을 이미 갖추고 있다. 쿠알라룸푸르가 단기간에 이 자리를 대신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아시아 투어에서 쿠알라룸푸르를 선택하는 대형 가수들이 늘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공연을 따라 태국과 인도네시아 등 주변 국가에서 국경을 넘는 관객도 움직이고 있다.
K팝에도 남의 이야기는 아니다. 동남아 투어의 주요 도시로 싱가포르와 방콕, 자카르타가 꼽혀왔다면 이제 쿠알라룸푸르도 빠뜨리기 어려운 시장으로 커지고 있다. 올해 예정된 대형 공연들의 성적이 앞으로 K팝을 비롯한 아시아 투어 도시 선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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