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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마음에 안 들면 중국부터 찾는가

  • 김주영 기자
  • 입력 2026.09.30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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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암살자(들)’ 때문에 시끄럽다.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삼았으니 논란이 생길 만하다. 실제 사건을 영화가 어디까지 바꿔도 되는지, 영화적 상상력이라 해도 역사를 너무 비튼 건 아닌지 따져볼 수 있다. 불편하게 본 관객이 비판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런데 논쟁을 따라가다 보면 엉뚱한 데서 중국이 튀어나온다.


온라인에서는 ‘중국 자본이 들어간 영화’라는 말이 돌았고 정치권에서도 제작사와 중국계 자본의 연결 가능성이 거론됐다. 근거로 제시된 것은 2023년 미래에셋증권PE와 CLSA캐피탈파트너스코리아 컨소시엄이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에 투자를 추진했다는 과거 보도다.


CLSA의 지배구조를 거슬러 올라가면 중국 중신그룹이 나온다. 그런데 여기서 곧바로 ‘암살자(들)에 중국 돈이 들어갔다’고 넘어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당시 보도는 제작사에 대한 투자 추진과 펀드 조성에 관한 내용이었다. 그 돈이 실제 이번 영화 제작비로 들어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런데 온라인에서는 어느새 중국 자본이 영화를 만들었고, 영화 내용에도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붙었다.


제작사는 중국 자본이 들어왔다는 주장도 부인했다.


정말 의심스럽다면 확인하면 된다. 영화에 들어간 돈이 어디에서 왔는지 보면 된다. 중국 자본이 실제 들어간 자료가 나오면 그때 문제를 제기해도 늦지 않다.


그런데 지금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중국을 먼저 의심하고 그 뒤에 연결고리를 찾는 모양새다.


그러다 보니 정작 영화 얘기가 사라지고 있다.


‘암살자(들)’이 역사를 지나치게 비틀었는지, 실제 기록과 다른 부분은 무엇인지, 영화적 상상력으로 어디까지 허용할 수 있는지. 오히려 이런 문제를 놓고 치열하게 따지는 편이 낫다.


역사 왜곡이라고 생각한다면 기록을 꺼내 반박하면 된다. 영화 속 장면 하나하나를 놓고 따져도 된다.


굳이 중국까지 데려올 이유가 없다.


요즘은 무슨 일이 생기면 중국부터 찾는 모습도 낯설지 않다. 경제 문제에도 중국이 등장하고, 부동산에도 중국이 등장하고, 선거 얘기에도 중국이 등장한다. 이제 영화 한 편을 놓고도 중국 배후설이 붙었다.


중국이 싫을 수 있다. 중국에 반감을 가진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싫어하는 감정이 증거가 될 수는 없다.


‘암살자(들)’이 문제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면 영화로 싸우면 된다. 역사 왜곡이라고 생각한다면 역사적 사실로 반박하면 된다.


그게 훨씬 세다.


몇 단계 떨어진 기업 관계를 이어 붙여 중국을 찾아내는 순간, 정작 영화에 던져야 할 질문은 뒤로 밀린다.


영화 때문에 시작된 논쟁인데 끝에 가서는 영화는 없고 중국만 남았다.


그게 지금 ‘암살자(들)’ 논란에서 더 씁쓸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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