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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호황에 63조 초과 세수…나라 곳간과 체감경기의 거리

  • 허훈 기자
  • 입력 2026.09.3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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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내셔널포커스] 반도체 호황이 나라 곳간을 채우고 있다. 올해 정부 예상보다 더 걷힐 것으로 보이는 세금은 63조2000억원. 기업 실적이 좋아지면서 법인세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재정경제부가 30일 내놓은 세수 재추계에 따르면 올해 국세수입은 478조6000억원으로 예상됐다. 지난 3월 추가경정예산 편성 당시 전망보다 63조2000억원 많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세수 부족이 문제였다. 지금은 반대다. 예상보다 많은 세금이 들어오면서 어디에, 어떻게 쓸지가 고민이 됐다.


정부는 우선 국채 발행을 줄이기로 했다. 세금이 더 들어온 만큼 시장에서 빌리는 돈을 줄이겠다는 의미다. 최근 국고채 금리가 빠르게 움직이는 상황도 고려됐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이미 발행한 국채를 다시 사들이는 긴급 바이백도 검토한다.


초과 세수가 모두 국채 관리에 투입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주거와 일자리, 서민금융 등 양극화 완화와 관련된 분야에도 재정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인 규모와 사업은 앞으로 재정 운용 과정에서 정해질 전망이다.


나라 곳간만 보면 경기 회복세는 뚜렷하다. 생활 현장의 표정은 조금 다르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기업과 대기업 실적은 좋아졌지만 자영업과 내수 중소기업까지 온기가 고르게 번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물가와 주거비, 대출이자 부담을 안고 있는 가계 역시 수출 호조를 당장 피부로 느끼기는 쉽지 않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실적이 좋아졌다고 동네 식당 매출이 곧바로 오르는 것은 아니다. 수출에서 시작된 호황이 일자리와 임금, 소비로 이어지기까지는 시차가 있다.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단면도 이번 세수에서 다시 확인됐다. 정부는 지난 3월 추경을 편성하면서 반도체와 증시 호조 등을 반영해 국세수입 전망을 이미 25조2000억원 올렸다. 이후에도 세금이 예상보다 빠르게 늘면서 다시 큰 폭의 상향 조정이 이뤄졌다.


63조2000억원을 정부가 전부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등 법에 따라 배분해야 하는 몫이 있고 국가채무도 고려해야 한다.


남은 관심은 초과 세수의 실제 배분이다. 국채 발행을 얼마나 줄이고, 주거와 일자리, 서민금융에 얼마를 투입할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다.


반도체가 벌어들인 돈이 기업 장부를 거쳐 세금으로 들어왔다. 이제 그 돈이 생활 현장까지 얼마나 내려올지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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