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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학생 취업에 7만 달러 장벽…인재 유치 대신 문턱 높이나

  • 김동욱 기자
  • 입력 2026.10.1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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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정부의 외국인 유학생 취업 실습(OPT) 수수료 인상 추진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이미지. 고액의 비용이 유학생들의 취업 기회를 가로막을 수 있다는 우려를 담았다. (인터내셔널포커스)

 

[인터내셔널포커스]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외국인 유학생이 전공 분야에서 일하려면 앞으로 최대 10만 달러의 비용을 부담해야 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정부가 유학생 취업 실습 프로그램에 거액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미국 국토안보부가 10월 7일 유학생의 선택적 실습훈련(OPT) 참여 수수료를 신설하는 규칙안을 발표했다는 내용에 따르면, 대학이 학생을 처음 추천할 때 7만 달러, 연장 신청 때 3만 달러를 납부하도록 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OPT는 F-1 비자를 가진 외국인 유학생이 전공과 관련된 분야에서 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일반적으로 12개월간 취업이 가능하며,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전공자는 24개월을 추가로 연장할 수 있다. 미국 기업에 취업한 뒤 전문직 취업비자인 H-1B로 전환하는 통로로도 활용돼 왔다.


현재 OPT 취업허가 신청 수수료는 약 500달러 수준이다. 제시된 규칙안대로라면 최초 추천 비용만 기존 신청 수수료의 약 140배에 달한다.


미국 정부는 비자 사기와 제도 남용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학이 학생의 취업 실습 자격을 더욱 엄격하게 확인하도록 유도하고, 미국 노동자의 일자리도 보호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수수료 규모가 지나치다는 비판이 나온다. 사기 여부를 가려내는 행정 심사와 학생 한 명당 7만 달러를 부과하는 조치 사이에 어떤 합리적 근거가 있는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다.


비용 부담도 논란이다. 대학이 납부 주체가 되더라도 실제 비용은 학생이나 고용주에게 전가될 수 있다. 학교가 이를 감당하지 못하면 결국 유학생의 경제력이나 기업의 지불 능력에 따라 취업 기회가 갈릴 가능성이 있다.


미국국제교육자협회(NAFSA) 등 교육계는 외국인 인재 유입이 위축될 것을 우려해 왔다. 유학생은 등록금과 생활비 지출로 지역경제에 기여할 뿐 아니라 대학 연구실과 첨단기술 산업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과 반도체, 생명공학 분야는 해외 인재의 참여가 활발하다. 미국 대학에서 교육받은 인력이 졸업 후 현지 기업에 진출하기 어려워지면 기업의 채용과 연구개발에도 부담이 생길 수 있다.


미국 정부는 불법 취업과 비자 남용을 막겠다는 입장이지만, 고액 수수료가 실제로 부정행위를 줄일 수 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오히려 합법적으로 학업을 마친 유학생과 이들을 채용하려는 기업이 먼저 부담을 떠안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해당 규칙안의 공식 발표 여부와 세부 내용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실제 추진된다면 대학과 기업의 대응도 달라질 수 있다. 학생 한 명의 취업 기회에 수만 달러의 비용을 매기는 방식이 과연 합리적인지는 논란이 불가피하다. 미국에서 공부한 인재가 졸업 후 일할 곳을 다른 나라에서 찾는다면, 그 손실은 미국 대학과 기업에도 돌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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