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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화학무기 첩보에 엇갈린 미국 당국자들…이스라엘의 속내는

  • 허훈 기자
  • 입력 2026.11.05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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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걸프 국가들 정보 신뢰성 놓고 이견…대이란 공습과 외교 협상 사이 새로운 논란

[인터내셔널포커스] 이스라엘이 이란의 화학무기 사용 가능성을 경고하는 첩보를 미국에 전달했지만, 미국 당국자들 사이에서는 정보의 신뢰성을 놓고 판단이 엇갈리고 있다. 이스라엘의 경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견해와 미국의 대이란 군사행동 확대를 유도하려는 움직임일 수 있다는 의구심이 맞서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3일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최근 2주 동안 이란의 화학무기 사용 가능성에 관한 정보를 미국과 걸프 국가들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측은 이란이 화학작용제를 탄도미사일에 탑재하거나 다른 국가로 은밀히 반입해 공격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핵 개발보다 화학무기 위협이 더 시급하다는 견해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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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은 왜 화학무기를 강조하나


이스라엘의 경고는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적 압박과 외교적 접촉을 병행하는 시점에 나왔다.


핵 개발은 핵물질 확보와 무기화 수준 등을 평가해야 하지만, 화학무기 사용 가능성은 단기간에 발생할 수 있는 공격 위험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이러한 경고가 미국의 군사적 대응 논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국내 대비 태세에서는 화학무기 공격이 임박했다는 징후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NYT에 따르면 최근 이스라엘군 후방사령부의 비상대응 훈련에서 화학무기 공격은 주요 대비 항목에 포함되지 않았다. 10여 년 전 중단한 민간인 방독면 배포도 재개하지 않았다.


일부 미국 당국자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트럼프 행정부에 대규모 군사작전 재개를 설득하기 위해 이번 첩보를 활용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만 이는 익명 당국자들의 평가로, 이스라엘의 의도가 확인된 것은 아니다.


미국과 걸프 국가들이 의심하는 대목


미국 정보당국은 오래전부터 이란의 화학무기 관련 활동을 추적해 왔다. 2024년 미국 국가정보국장실은 이란이 공격용 화학·생물학 작용제 연구개발을 계속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관련 기술의 연구개발과 실제 공격 준비에는 차이가 있다. 화학작용제를 미사일에 탑재하는 능력과 목표 지역에 효과적으로 살포하는 기술도 구분해야 한다.


이스라엘의 설명을 전달받은 한 걸프 지역 당국자는 화학무기 운용 가능성에 관한 주장은 있었지만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반면 일부 미국 당국자는 미국 관련 시설을 겨냥한 이란의 공격 위협을 고려하면 이스라엘의 경고를 가볍게 여길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다시 떠오른 2003년 이라크전쟁


이번 첩보 논란은 2003년 이라크전쟁 당시 미국의 정보 실패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 부시 행정부는 사담 후세인 정권의 대량살상무기 보유 판단을 침공의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전쟁 이후 조사에서 핵심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가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이란 관련 첩보를 당시와 동일하게 볼 근거는 없다. 다만 외국 정부가 제공한 위협 정보가 미국의 군사적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독립적인 검증의 중요성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화학무기 피해국 이란, 의혹은 부인


이란은 화학무기 보유 의혹을 부인해 왔다.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에서는 이라크군의 화학무기 공격으로 수많은 군인과 민간인이 피해를 입었다.


이란은 2003년 과거 화학무기 관련 역량을 개발했으나 이후 폐기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이후에도 이란의 관련 연구개발 가능성을 제기해 왔지만, 현재 공개된 자료에서 이란 지도부의 화학무기 사용 결정은 확인되지 않았다.


군사행동과 협상 사이의 미국


이번 첩보가 논란이 된 시점에 미국은 이미 이란에 대한 제한적인 군사행동을 실시한 상태였다.


워싱턴포스트는 2일 미군이 이란 케슘섬의 군사시설을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3일 전날 이란의 방공시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미 중부사령부가 추가 공격 계획을 마련했다는 보도도 나왔지만, 대규모 군사작전 재개가 결정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미국은 군사적 압박을 유지하면서 카타르 등 중재국을 통한 외교적 접촉도 이어가고 있다.


현재 공개된 정보에서는 이란의 구체적인 화학무기 공격 목표나 사용 시점, 지도부의 사용 결정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스라엘의 경고가 실제 공격 준비를 보여주는 정보인지,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기 위한 위협 평가인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미국의 다음 선택은 이 첩보의 신뢰성을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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