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26(일)
 

[동포투데이] 미 오바마 대통령은 퇴임을 앞두고 있음에도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북한 핵 문제에 관한 한, 그 어떤 진전도 이루지 못했다. 오히려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대하며 자신들의 안보 이익만 관철시킨 측면이 강하다.

이에 대해 미국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그프리드 해커 로스 앨러모스 국립연구소 명예 소장은 미 유력 일간지인 <뉴욕타임스, NYT) 기고를 통해 출범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대북 정책을 조언한다. 해커 명예 소장의 제언은 간단하다. 북한에 특사를 파견하고 북한과 직접 대화를 하라는 것이다.

다음은 뉴스프로가 번역한 해커 명예 소장의 뉴욕타임스 기고문 전문이다.

“미국은 북한과 대화해야 한다”

캘리포니아 스탠포드 – 2004년 북한의 영변 핵시설을 처음 방문한 이후 나는 북한의 핵 무기 프로그램이 초보적 폭탄 몇 개의 수준에서 미국의 안보에 최대의 위협을 가하는 가공할만한 핵무기고로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아 왔다. 지난 수십 년 동안의 실패한 대북 정책 이후 북한과 대화를 하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뒤늦게나마 증가하는 위협을 억제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다.

북한이 폭탄을 제조하기 시작한 것은 빌 클린턴 대통령이 체결한 1994년 제네바 합의, 즉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동결하고 긍극적으로는 이를 해제할 것에 대한 북한과의 양자 합의를 깨기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결심을 굳혔기 때문이었다. 부시 행정부 강경파들은 이를 유화 정책으로 보았다. 부시 대통령은 2002년 1월 북한을 이란, 이라크와 더불어 “악의 축”의 일부분이라고 명했다.

2002년 10월 평양에서 김정일 정권과의 첫 양자 회담에서 부시 행정부 관계자들은 북한이 비밀리에 우라늄을 이용한 폭탄 제조를 추진함으로써 클린턴 협정을 위반했다고 비난했다. 미국은 1990년 대 후반에 이미 이러한 시도를 탐지했지만 이것이 플루토늄 동결로써 얻은 성과를 위태롭게 할 만큼의 위협은 되지 못한다고 여겼다.

부시 행정부로서는 비밀리에 진행된 이 우라늄 폭탄 추진이야말로 제네바 합의를 깨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이었다. 그렇지만 부시 팀은 그로 인한 결과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으며, 북한이 플루토늄 프로그램을 재개하고 폭탄을 제조하는 동안 방관할 수 밖에 없었다.

2004년과 2009년 사이 6번 방문하는 동안, 나는 북한이 계속해서 미국과 대화를 하려고 노력하는 것을 목격했으며, 이와 반면에 부시 행정부는 북한이 다국간의 외교에서는 속이는 것이 더 어려울 것이라고 믿으며 중국이 주도하는 6자 회담을 선호했다. 2004년 방문에서 북한이 폭탄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나와 미국 정부가 믿을 수 있도록 심지어는 봉인된 유리병에 담긴 플루토늄을 내가 만져볼 수 있도록 해주었다.

2005년 9월,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요구하는 6자 공동 성명을 기획했다. 부시 행정부가 이와 동시에 북한에 경제 제재를 때리자 북한은 6자 회담을 중단하고 2006년 10월 첫 핵실험으로 이에 응대했다.

그로부터 3주 후 평양을 방문했을 때 나는 그 실험이 비록 부분적으로 성공했지만 북한 핵실험의 전환점이 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북한은 핵무기 보유국이 되었고 미래의 모든 협상들이 그 현실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이 최대 다섯 개의 플루토늄 연료 핵무기를 보유하고 우라늄 프로그램을 확장 중일 가능성이 아주 높은 가운데 임기를 마쳤다.
북한은 오바마 정부를 장거리 로켓 발사로 맞이했고 이어서 2009년 5월에는 2차 핵실험을 강행했으며 이 실험은 성공적이었다. 북한이 핵확산방지조약을 위반하리라는 전망을 앞두고 있던 부시 행정부와 달리, 오바마 정부는 북한의 꾸준한 군사력 증강에 직면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한 직접 북한 정부를 상대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고, 대신 대화 이전에 북한이 비핵화할 것을 주장했다. 오바마 정부는 김정일과 그의 아들이자 계승자인 김정은의 정권을 혐오스러운 대상으로 인식하며 그들의 붕괴를 기대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 오바마 정부는 남한의 두 보수 정권들과 보조를 맞추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유엔과 미국의 제재를 강화하고 중국을 압박하여 북한을 통제하기를 선호했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들 어느 것도 김정은 정부가 핵프로그램을 확장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

2010년 11월, 나의 일곱번 째이자 마지막 방문 기간 동안, 평양은 뜻밖의 사실, 즉 영변의 현대식 우라늄 원심분리 시설의 존재를 알리며 핵 프로그램에서의 판을 키웠다. 그 시설은 북한이 이제 핵폭탄 제조의 두번 째 방식에 성공했음을 알리는 것이었다. 2010년 내가 방문한 이후 다른 외부인들은 영변에 들어가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다.

공식적 북한 선전 사진이 곁들여진 영변 핵단지 위성 사진과 세차례의 성공적 추가 핵실험은 북한의 핵무기가 견고하고 빠르게 증강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추정은 북한이 20개에서 25개의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충분한 플루토늄과 고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2016년에도 20개가 넘는 미사일을 발사했고, 이들 가운데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이동식 미사일과 잠수함 미사일은 부분적으로 성공했다.

미국 대통령 당선자인 도널드 J 트럼프는 이전의 두 대통령들보다 더욱 심각한 북한의 위협에 직면해 있다. 평양이 남한 전역과 일본, 그리고 아마도 태평양의 미국 일부 지역까지도 타격할 수 있을 가능성은 매우 높다.

우리는 위기를 맞고 있다. 핵시계는 계속 흘러 가고 있다. 매 6주에서 7주마다 북한은 무기고에 또다른 핵무기를 추가할 수도 있다. 모든 것이, 우리가 아는 바가 거의 없는 젊은 지도자 김정은과 아는 바가 더욱 적은 군부의 손에 달려 있다. 둘다 자만하거나 오산하기가 쉬울 가능성이 있다.

이같은 민감한 핵 문제는 작고 비공개적인 장에서 집중적인 대화를 요구한다. 6자회담과같은 다자 협상 테이블에서는 이를 이룰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특사를 파견해야한다. 대화는 평양에 상을 주거나 양보하는 것이 아니며 핵으로 무장한 북한을 인정한다는 신호로 해석되어서도 안된다. 대화는 핵 재난을 피하기 위해 꼭 필요한 의사소통의 연결 고리를 재건하는 데 필수적인 단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화를 통해 잃을 게 별로 없다. 북한의 요구를 들어주는 것처럼 보이는 것에 대해 그는 국내 정치적으로 불리해질 위험이 있을 수는 있다. 그는 아마 확실히 중국의 지지를 받을 것이며 이는 중국이 더 많은 제재에 대해 논의하기 원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그는 또한 한국, 일본 그리고 러시아로부터도 양자회담에 대한 지지를 얻을 것이다.

대화를 통해, 특히 상대방의 얘기를 귀담아 들음으로써,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안보 우려에 대해 더 잘 알게 될 지도 모른다. 미국은 자신의 동맹국들에 대한 강한 보호 의지를 알리고 인권 침해에 대한 우려를 표현하는 한편, 실용적이고 균형잡힌 일의 진척에 대해 열린 자세임을 보여줄 기회를 가지게 될 것이다.

대화는 더 나은 협상 전략에 대한 정보를 얻도록 도울 것이며 이를 통해 언젠가는 그 젊은 지도자가 자신의 국가와 정권이 핵무기 없이 더 잘 될 수 있다고 확신하도록 할 수도 있다.(뉴스프로)

※ 지그프리드 해커 로스 앨러모스 국립 연구소 명예 소장은 스탠포드 대학 국제안보협력센터의 선임연구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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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직접 대화로 북한 핵 문제 풀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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