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단기 보복 가능성도…“과잉 의존에서 벗어나려는 신호 분명”
[동포투데이]주요 7개국(G7)이 중국에 대한 광물 자원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공급망 다변화에 나선다. 이번 주 캐나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공개된 초안에는 “시장 원칙에 기반한 회복력 있는 핵심 광물 공급망 확보”를 목표로 하는 행동 계획이 담겼다. 공식 성명에는 아직 반영되지 않았지만, 주요 외신들이 확인한 초안은 G7이 이제 단순한 안보·경제 공조를 넘어 자원 공급의 ‘전략적 재편’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핵심 광물은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항공, 군수 산업 등 현대 산업의 기초를 이루는 자원이다. 문제는 이들 대부분을 중국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전략광물 20종 중 19종에서 주요 정제국으로, 전체 공급량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희토류 자석 등은 중국 없이는 생산이 불가능할 정도로 공급망이 편중돼 있다.
초안은 중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비시장적 정책이 G7의 원자재 확보를 위협하고 있다’는 표현으로 사실상 중국을 겨냥했다. 동시에 “즉각적이고 대규모 투자”를 통해 광물 채굴과 가공, 승인 절차에서의 병목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 난양이공대의 뤄밍후이 공공정책학과 부교수는 이번 논의가 중국과의 ‘디커플링(탈중국)’이 아니라 ‘디리스킹(위험관리)’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글로벌 공급망은 얽히고설킨 현실 속에서 구성돼 있어 한 나라와의 단절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다만 특정 국가에 대한 과잉 의존이 가져올 위험을 줄이기 위한 경로로 전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주의 뉴사우스웨일스대 저우웨이환 법학과 교수는 보다 비판적인 시각을 제시했다. 그는 “‘디리스킹’이라는 표현은 그럴듯하지만, 실제로는 중국 자체를 리스크로 간주하는 정치적 판단이 깔려 있다”며 “공급망 자체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게 아니라, 중국이라는 지정학적 ‘상대’를 견제하려는 목적이 크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대응은 아직 뚜렷하지 않지만, 향후 G7이 어떤 수단을 쓰느냐에 따라 갈림길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저우 교수는 “단순히 다변화를 시도하는 수준이면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겠지만, 관세나 수출 제한 같은 조치를 취하면 중국도 맞대응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실제 지난 4월 중국은 미국의 반도체 관련 수출 통제에 맞서 중·중희토류 7종에 대한 수출 제한 조치를 발표했다. 이 조치는 자동차, 항공, 반도체, 군수 산업에 영향을 미치며 공급망에 충격을 줬다. 뤄 교수는 “중국은 광물 자원 통제력을 전략 자산이자 외교 지렛대로 보고 있다”며 “G7이 단기간에 이 구조에서 벗어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공급망 지배는 수십 년간 이어진 국가 주도의 대규모 투자와 낮은 인건비, 기술 축적을 통해 이뤄진 결과라는 것이다.
이번 회담에서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은 보다 직접적인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중국이 희토류 자석 시장에서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협상 카드로 쓰고 있다”며 “이를 무기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럽연합이 공개한 연설문에 따르면, 그는 실제 희토류 자석 샘플을 회담장에 들고와 미국 트럼프 대통령에게 협력을 요청했다. “중국을 견제해야 할 때 미국이 동맹국을 상대로 관세를 부과해서는 안 된다”는 우회적인 메시지였다.
G7에는 미국 외에도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영국이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부터 시작된 관세 전쟁은 동맹국을 가리지 않았다. 이번 회담에서도 무역불균형 문제는 여전히 민감한 이슈로 남아 있다.
한편, 미중은 지난주 런던에서 열린 경제무역 회담에서 일단 협상 틀에 대한 합의에는 도달했지만, 희토류와 반도체 등 전략자원에 관한 입장 차이는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저우 교수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는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다시 불러들이기 위한 전략적 방어”라면서도 “중국이 가용할 수 있는 반격 카드가 많지 않은 만큼, 앞으로도 이 같은 수출 제한이 반복적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G7은 지금 ‘탈중국’이 아닌 ‘중국 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그 길은 생각보다 훨씬 길고 복잡할 수 있다. 특히 이미 글로벌 자원 패권을 쥐고 있는 중국과의 긴장 속에서 공급망 안정성과 경제 자율성 사이의 균형점을 찾는 일은 G7 내부에서도 결코 쉽지 않은 과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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