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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감은 리더십, 침몰하는 중국 축구…‘자격 없는 자’의 민낯

  • 허훈 기자
  • 입력 2025.06.2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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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훈

 

중국 축구 팬들이 마침내 인내의 한계를 넘어섰다. 전국 각지에서 터져나온 “郑智(정즈) 퇴진하라”는 외침은 단순한 성적 부진에 대한 분노가 아니다. 그것은 책임 회피, 불통, 무능, 나아가 인격적 결함에 대한 총체적 거부의 신호탄이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 자리를 비워야 마땅할 정즈가 지금도 여전히 앉아 있다.


정즈는 2023년 2월부터 국가대표팀 코치진의 핵심 멤버로서 자리를 지켜왔다. 그가 맡은 역할은 '조력자'였지만, 문제는 그 조력자가 두 명의 감독 아래서 모두 실패한 이후에도 어떤 책임도 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아시안컵에서 무기력하게 탈락한 양코비치, 월드컵 진출에 실패한 이반코비치. 국제적 기준에서라면 코칭스태프 전체가 자진 사퇴했어야 할 상황이었다. 그러나 정즈는 그 자리에 그대로 남았고,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침묵으로 일관했다. 팬들은 이런 태도를 '축구판 기생'이라 불러도 과하지 않다고 말한다. 책임지지 않는 지도자는 팀을 무너뜨린다. 지금의 국가대표팀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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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팬들과의 관계다. 축구는 단지 전술 싸움만이 아니다. 팬의 지지와 공감은 팀의 존재 이유이자 동력이다. 하지만 정즈는 이 기본조차 이해하지 못한 듯하다. 말레이시아와의 졸전 직후, 실망한 팬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자 그는 기자회견장에서 팬을 향해 날 선 눈빛을 날렸고, 그 장면은 곧 ‘정즈의 눈빛’이라 불리며 SNS를 도배했다. 지도자가 가져야 할 포용 대신 분노를 택한 순간, 그는 스스로 지도자로서의 자격을 저버렸다. 팬은 무지한 군중이 아니라, 축구의 생명줄이다. 그 생명줄을 적으로 돌린 지도자는 그라운드 위에서 결코 존중받지 못한다.


그리고 실질적인 성적은 더 처참하다. 2년 넘게 지도자로 있었지만, 국가대표팀의 전력은 나아지기는커녕 퇴보했다. 아시안컵에서는 무득점 무승. 일본과의 경기에서는 0-7이라는 치욕적인 패배. 그런데도 정즈는 경기 후 쇼핑을 즐기는 모습으로 언론에 등장했고, 팬들은 그 사진을 보며 “국가의 수모보다 개인의 일상이 더 중요하냐”며 분노를 쏟아냈다. 이쯤 되면, 그는 축구계에 기대는 '명예직'을 누리며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기는 사람처럼 보일 뿐이다.


한때 그는 존경받던 선수였다. 아시아 올해의 선수 출신이자, 중국 대표팀의 상징 같은 존재였다. 그런 그가, 지도자로선 이토록 형편없는 평가를 받는 이유는 단지 성적 때문만이 아니다. 팬들과의 단절, 책임감의 부재, 진정성 없는 태도. 여기에 최근 ‘대행 감독설’까지 나오며 팬들은 절망을 넘은 환멸을 느끼고 있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기회가 정즈에게 없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는 분명 값진 경험과 자산을 지닌 인물이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겸손하게 기초부터 다시 쌓고, 지도자로서 다시 태어났다면 여론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변화하지 않았고, 반성하지 않았으며, 팬들에게 진심으로 다가가려 하지 않았다. 결국 그가 잃은 것은 감독직이 아니라 신뢰이고, 명예이며, 한 시대의 상징으로서의 마지막 남은 무게감이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정즈는 내려와야 한다. 더는 자리를 지킬 자격이 없다. 그의 지도 아래에서 국가대표팀은 미래를 논할 수 없고, 축구팬들은 희망을 가질 수 없다. 축구는 명함이나 과거 영광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현재의 성과와, 태도, 그리고 팬과의 소통으로 이루어진다. 이 간단한 진실을 정즈가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가 설 자리는 더 이상 그라운드에도, 벤치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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