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싱가포르 외교장관이 8년 만에 다시 북한을 방문하며 북·싱가포르 간 외교 채널이 재가동됐다. 양측은 한반도 정세와 지역 안보 문제를 폭넓게 논의하며 대화와 외교의 필요성을 재확인했다. 최근 북미 대화가 장기간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이뤄진 이번 접촉은 북한의 대외 외교 움직임과 동북아 정세 변화 측면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
싱가포르 외교부와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싱가포르 외교장관은 지난 26일부터 27일까지 최선희 북한 외무상의 초청으로 평양을 방문했다. 싱가포르 외교장관의 방북은 지난 2018년 이후 8년 만이다.
비비안 장관은 2018년에도 평양을 찾아 당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북미 정상회담 준비 문제를 논의한 바 있다. 당시 싱가포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첫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 역할을 맡으며 국제 외교무대의 주목을 받았다.
싱가포르 외교부는 이번 회담에서 양측이 한반도 정세와 역내 안보, 국제 현안 등에 대해 “솔직하고 폭넓은 의견 교환”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오랜 기간 이어져 온 우호 관계도 다시 확인했다.
싱가포르와 북한은 1975년 수교했으며 지난해 수교 50주년을 맞았다. 비비안 장관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양국 관계는 상호 존중을 기반으로 이어져 왔다”며 “지속적인 접촉과 교류가 양국 관계를 지탱해 온 기반”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북한이 지역사회와 보다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대화 채널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선희 외무상에게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도 요청했다. 북한은 지난 2000년 ARF에 가입했으며,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참여 중인 사실상 유일한 역내 다자안보 대화체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오는 2027년 싱가포르가 아세안 의장국을 맡게 되면서 ARF 회의 역시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이다.
비비안 장관은 방북 기간 조용원 북한 노동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도 회담했다. 싱가포르 외교부에 따르면 조용원은 최근 북한 내부 정치 상황을 설명했고, 비비안 장관은 불안정한 국제 정세 속에서 각국 간 지속적인 소통과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비비안 장관은 “지역 정세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양국이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양측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2018년 싱가포르 방문과 북미 정상회담 성사 과정도 다시 언급했다. 비비안 장관은 당시를 “역사적인 방문”이라고 평가하며 “상황이 아무리 어려워도 대화와 외교, 접촉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비비안 장관은 평양 방문 이후 한국 방문 일정에 들어갈 예정이다. 북한과 한국 간 직항 노선이 없는 만큼 그는 평양 방문을 마친 뒤 중국 선양으로 이동했으며, 이 과정에서 구쥔 랴오닝성 부성장과도 회담했다.
비비안 장관은 회담에서 랴오닝성의 제조업 고도화와 산업 전환 정책에 대한 설명을 들었으며, 중국 동북지역 발전 방향과 싱가포르·랴오닝 간 협력 확대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그는 랴오닝성이 제조업과 석유화학, 조선 산업 분야에서 중국 동북지역 핵심 산업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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