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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바꾼 유럽…중국산 에어컨 수출 사상 최대

  • 화영 기자
  • 입력 2026.06.30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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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내셔널포커스] 유럽을 강타한 기록적인 폭염이 생활방식과 소비 지형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에어컨 보급률이 낮은 프랑스를 비롯한 서유럽 국가에서는 학교와 공공시설까지 냉방기기 확보에 나서고 있으며, 중국산 이동식 에어컨 주문이 급증하면서 주요 제조업체들은 생산라인을 24시간 가동하고 있다. 기후변화가 유럽의 냉방 문화는 물론 글로벌 공급망에도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싱가포르 CNA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와 스페인, 독일, 영국 등 서유럽 국가들은 예년을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냉방기기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여름철에도 비교적 온화한 기후를 유지해 온 유럽은 그동안 가정용 에어컨 보급률이 낮았지만, 최근 잇따른 이상고온으로 냉방시설 부족 문제가 현실적인 사회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프랑스 일부 지방정부는 학생과 교직원의 안전을 위해 긴급 대응에 나섰다. 파리 제17구의 조프루아 불라르 구청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중국 하이얼(Haier)이 생산한 이동식 에어컨을 관내 학교에 배치하는 영상을 공개하며 폭염 대응 상황을 소개했다. 냉방기기 확보가 교육 현장의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유럽의 수요 급증은 중국 제조업체들의 생산 확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 가전업체 메이디(Midea)는 광둥성 공장을 밤낮없이 가동하며 유럽 시장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별도 설치 공사나 배관 작업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이동식 분리형(PortaSplit) 에어컨은 유럽식 창문 구조와 잘 맞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메이디는 프랑스·스페인·독일·영국 등 주요 시장의 에어컨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중국 업체인 그리(GREE)도 올해 1~6월 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판매량이 전년 대비 40% 이상 늘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이동식 에어컨 재고가 거의 소진될 정도로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세관 통계 역시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한다. 올해 상반기 중국의 대(對)EU 에어컨 수출액은 37억6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43.2%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프랑스·네덜란드·벨기에 수출은 두 배 이상 늘었고, 스페인과 독일 역시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중국의 글로벌 시장 영향력도 더욱 확대되고 있다. 미국 경제복잡성관측소(OEC)에 따르면 2025년 중국의 에어컨 수출액은 약 280억 달러로 전 세계 수출의 약 40%를 차지했다. 세계 최대 생산능력과 공급망을 갖춘 중국이 글로벌 냉방산업의 핵심 공급기지 역할을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에어컨뿐 아니라 휴대용 선풍기, 선풍기 모자, 냉감 이불 등 다양한 여름용품의 유럽 수출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한편 중국 온라인에서는 유럽 폭염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웨이보에서는 '프랑스 긴급 에어컨 주문' 관련 검색어가 인기 순위 상위권에 오르며 화제가 됐고, 유럽의 낮은 에어컨 보급률을 둘러싼 다양한 의견도 이어졌다. 다만 온라인에서 확산된 일부 주문 규모는 공식 발표와 구분해 해석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폭염이 일시적인 기상이변을 넘어 유럽의 건축 기준과 냉방 문화, 에너지 정책까지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냉방은 더 이상 일부 지역만의 선택적 설비가 아니라 기후위기 시대의 필수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이에 따라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냉방 공급망의 전략적 중요성도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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