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일본의 패전일인 15일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야스쿠니신사에 공물 비용을 봉납하고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 등 현직 각료들이 직접 참배했다. 중국 정부는 즉각 “강력히 규탄한다”며 일본 측에 항의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야스쿠니신사를 직접 찾지 않고 자민당 총재 자격으로 사비로 다마구시료(玉串料·공물 비용)를 봉납했다. 스즈키 슌이치 자민당 간사장이 이를 대신 전달했다.
현직 각료 가운데서는 고이즈미 방위상과 기카와다 히토시 오키나와·북방담당상이 야스쿠니신사를 직접 참배했다. 스즈키 간사장을 비롯한 자민당 관계자들도 신사를 찾았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대변인 명의의 입장을 내고 “중국은 일본 측의 야스쿠니신사 관련 부정적인 움직임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일본 측에 엄정한 외교적 교섭과 강력한 항의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중국 측은 야스쿠니신사를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규정하면서 A급 전범 14명이 합사돼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일본 정치인들의 참배와 공물 봉납이 침략전쟁의 책임을 희석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행위라는 주장이다.
특히 중국 외교부는 일본 정치권의 이번 움직임이 전쟁 책임을 은폐하고 일본의 ‘재군사화’를 가속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야스쿠니 문제와 일본의 방위력 강화 움직임을 연결해 비판해 온 중국 정부의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야스쿠니신사에는 메이지유신 이후 일본이 벌인 전쟁에서 숨진 군인과 군속 등 약 246만 명이 합사돼 있다. 이 가운데 도조 히데키 전 총리 등 극동국제군사재판에서 A급 전범으로 판결받은 14명도 포함돼 있다. 이 때문에 일본 정치 지도자들의 참배와 공물 봉납은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과 반복적으로 외교 갈등을 일으켜 왔다.
중국 외교부는 올해가 극동국제군사재판, 이른바 도쿄재판 개정 80주년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침략 역사를 반성하고 군국주의와 분명하게 선을 그어 아시아 주변국과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 각료 시절 야스쿠니신사를 여러 차례 참배했지만 총리 취임 이후에는 직접 참배 대신 공물을 봉납하는 방식을 택해왔다. 이번 패전일에도 직접 참배하지 않았다.
일본 정치권은 야스쿠니 참배를 전몰자 추모 차원이라고 설명해 왔지만 한국과 중국은 A급 전범이 합사된 시설이라는 점에서 일본의 과거사 인식과 직결된 문제로 보고 있다. 이번에는 현직 방위상까지 직접 참배하면서 야스쿠니신사를 둘러싼 역사·외교 갈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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