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내셔널포커스] 중국이 7월 1일부터 '중화인민공화국 민족단결진보촉진법'을 공식 시행하면서 국가 통합 정책을 법률 체계로 제도화했다. 중국은 이를 '중화민족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기 위한 국가 기본법이라고 평가하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소수민족의 언어·종교·문화적 권리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에 중국은 "이념적 편견에 기초한 내정간섭"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면서 새로운 외교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통과된 이 법은 모두 7장 65개 조항으로 구성됐다. 핵심은 교육·문화·언어·행정·도시계획·경제발전·인터넷 관리 등 국가 정책 전반에 '중화민족 공동체 의식'을 반영하도록 한 것이다. 중국이 민족정책을 개별 행정지침이 아닌 독립된 국가 기본법으로 제도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은 이를 국가 통합과 공동 발전, 사회 안정, 장기적인 국가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제도적 기반으로 규정하고 있다.
법률은 중국의 국가 공통어인 보통화(普通话) 교육과 국가 통합교재 사용을 확대하고, 언론과 인터넷 플랫폼에는 민족단결을 촉진하는 콘텐츠 확산을 요구하는 한편 민족 증오와 분열을 조장하는 정보는 신속히 차단하도록 규정했다. 또한 취업과 상품·서비스 제공 과정에서 민족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위반 시 행정처분은 물론 형사처벌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온라인 플랫폼 역시 관련 콘텐츠를 방치할 경우 관리 책임을 지도록 명문화했다.
특히 이번 법은 교육 정책을 넘어 국가 정체성 형성까지 제도적으로 연결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학교 교육과 공직자 교육, 사회교육 전반에 중화민족 공동체 의식을 반영하도록 했으며, 역사·문화·애국주의 교육을 강화하고 공공시설과 관광지, 문화유산 활용에서도 중화문화 상징을 적극 반영하도록 규정했다. 중국 정부가 문화와 교육, 인터넷 공간을 국가 통합 전략의 핵심 축으로 삼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법은 홍콩·마카오·대만 정책과도 직접 연결된다. 제21조는 홍콩과 마카오에서 중화민족 역사와 중화문화, 국정 교육을 지원하도록 규정했으며, 대만과는 경제·문화 교류 확대를 통해 민족적 유대감을 높인다는 방향을 담았다. 해외 화교와의 교류 확대와 중화문화 확산 역시 법률에 명문화돼 중국의 대외 문화전략과 국제 여론전의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홍콩 언론은 이 법을 국가안전보장법과 '국가안전조례'를 잇는 또 하나의 국가 통합 제도로 평가했다. 특히 홍콩 사회의 국가 정체성과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고 청년층의 국가·민족 인식을 높이는 법적 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제63조는 해외 조직이나 개인이 중국의 민족단결을 훼손하거나 분열 활동을 벌일 경우에도 법적 책임을 추궁할 수 있도록 규정해 중국의 대외 법집행 근거를 확대했다는 점에서도 국제사회의 관심을 받고 있다.
미국과 EU는 법 시행 이후 소수민족의 언어·종교·문화적 자유와 표현의 권리가 더욱 위축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중국 외교부는 3일 정례브리핑에서 "일부 국가는 이념적 편견과 정치적 목적에서 중국의 민족정책을 왜곡하고 허위 정보를 유포하며 중국 내정을 간섭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사실을 존중하고 이른바 민족 문제를 정치화하거나 중국 내정에 개입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법이 단순한 민족정책 강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진핑 지도부가 국가안보와 사회통합, 교육, 문화, 인터넷 관리, 대외 전략을 하나의 법체계 아래 통합하려는 장기 전략의 성격을 갖고 있다고 평가한다. 향후 홍콩과 신장, 티베트 정책은 물론 대만 정책과 해외 화교 정책의 주요 법적 근거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며, 국가주권과 인권을 둘러싼 중국과 서방의 외교적 공방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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