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미국의 대이란 공습 이후 중동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란 의회 의원 180명이 미국과 체결한 양해각서(MOU)를 종료하고 대미 강경 대응에 나설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최근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의회 내 강경 기류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4일(현지시간) 이란 현지 언론과 테헤란타임스 등에 따르면 이란 이슬람의회 의원 180명은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미국 정부가 합의를 스스로 무력화했다며 이란 정부에 미국과 체결한 양해각서를 즉각 종료할 것을 요구했다.
의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양해각서의 효력을 사실상 부정한 것은 미국과의 합의가 더 이상 신뢰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과의 문제는 협상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이 다시 확인됐다"며 정부가 기존 대미 접근법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명은 이란의 방어 및 억지력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과 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국가 안보 체계를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의회 차원의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미국과의 협상 경위와 양해각서 체결 및 이행 과정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가장 주목받은 대목은 "이란의 고(故)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에 대한 복수가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의원들은 미국의 군사행동에 상응하는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강경 노선을 분명히 했다.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회 소속 레자이 의원도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적은 이미 전쟁 상태에 돌입했다"며 "미국은 양해각서의 모든 조항을 위반했고, 이에 따라 해당 합의는 이미 효력을 상실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공동성명은 최근 미국의 대이란 공습과 이에 대한 이란의 보복 경고가 이어지는 가운데 나왔다. 앞서 이란 혁명수비대는 미국의 공격이 계속될 경우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석유와 천연가스 수송이 중단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등 대미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이번 성명은 즉각적인 정부 정책 변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란 의회 내 강경파의 목소리가 한층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미국과 이란 간 대화 재개 가능성은 더욱 불투명해질 수 있으며,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지속될 경우 국제 에너지 시장과 중동 정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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