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미국 정부가 중국 인공지능(AI) 모델에 대한 접근 제한을 검토하는 가운데,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들이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다. 이들은 중국의 오픈웨이트(Open-weight) AI 모델을 전면 차단할 경우 미국의 차세대 AI 생태계가 위축되고 수백 개 스타트업이 생존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신생 산업단체인 리틀 테크 협회(Little Tech Association) 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OPST)에 공개서한을 보내 중국 AI 모델의 전면 금지 대신 위험 분야를 중심으로 한 정교한 규제를 촉구했다.
이번 서한에는 Proton, Y Combinator 등 약 200개 실리콘밸리 스타트업과 기술기업이 참여했다. 이들은 "미국이 AI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세계 최고 수준의 자국 AI 모델을 개발하는 동시에 개발자들이 이미 공개된 글로벌 오픈 모델에도 계속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모델을 막아도 세계 확산은 막지 못하고 미국 스타트업만 경쟁력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AI 인프라 스타트업 파티클(Particle)의 공동창업자 수하일 도시는 "중국 AI 모델을 금지하면 수백 개 기업이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으며, 결국 Anthropic과 OpenAI 같은 소수 대형 기업만 이익을 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은 중국 스타트업 문샷AI(月之暗面) 가 고성능 오픈웨이트 모델 Kimi K3를 공개한 이후 더욱 커졌다. 높은 성능과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을 앞세운 Kimi K3는 자금력이 부족한 스타트업들에게 현실적인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 모델이 차단될 경우 AI 시장이 소수 거대 기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혁신 경쟁도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미국 정부는 국가안보와 지식재산권 보호를 이유로 중국 AI 기업에 대한 견제를 이어가고 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중국 기업들의 AI 모델 개발 과정에서 미국 기술의 무단 활용 여부를 조사할 수 있다고 밝히며 제재 가능성을 언급했다.
다만 복수의 미국 관계자들에 따르면 백악관 내부에서도 중국 AI 모델의 전면 금지는 유력한 정책으로 검토되지 않고 있으며, 상무부 역시 중국 AI 기업을 수출통제 대상인 '엔티티 리스트'에 올릴 계획은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이 미·중 기술 경쟁을 넘어 미국 AI 산업 내부의 이해 충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고 평가하고 있다. 국가안보와 산업 경쟁력, 혁신 생태계라는 세 가지 가치가 충돌하는 가운데 미국의 최종 정책 방향은 글로벌 AI 산업의 경쟁 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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