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싱가포르 채널뉴스아시아(CNA)가 국제사회에서 미국에 대한 호감도가 중국에 뒤처지는 등 글로벌 여론 지형에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CNA는 7일 미국 퓨리서치센터의 2026년 봄 세계태도조사(Global Attitudes Survey)를 인용해 조사 대상국 응답자의 46%가 중국에 호감을 표시한 반면 미국에 대한 호감도는 36%에 그쳤다고 전했다. CNA는 퓨리서치센터가 2002년 세계태도조사를 시작한 이후 중국의 호감도가 미국을 앞선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동남아시아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싱가포르 유소프 이샤크 연구소(ISEAS–Yusof Ishak Institute)의 ‘2026 동남아시아 정세’ 조사에서는 미·중 가운데 선택해야 할 경우 중국을 택한 응답자가 52%, 미국은 48%로 집계됐다.
국가별로는 중국에 대한 선호도가 미국보다 싱가포르에서 39%포인트, 태국 33%포인트, 인도네시아 43%포인트, 말레이시아에서는 56%포인트 높았다. 퓨리 조사 대상 36개국 가운데 25개국에서도 중국이 미국보다 높은 긍정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여론조사업체 모닝컨설트 조사에서도 미국의 글로벌 순호감도는 2024년 초 ‘+20’ 이상에서 2026년 5월 말 ‘-1.5’까지 하락했다. 2022년 1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영역에 진입한 수치다.
CNA는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 미국 정책이 초래한 경제·외교적 후유증과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함께 꼽았다. 특히 미국이 오랫동안 강점으로 활용해온 교육과 개발원조 등 소프트파워 기반의 약화에 주목했다.
보도에 따르면 강화된 이민 정책 등의 영향으로 2026년 봄 학기 미국의 국제학생 신규 등록은 전년 동기보다 20% 감소했다. 미국국제개발처(USAID)를 비롯한 대외원조 체계의 축소와 연방정부 인력 감축 역시 미국의 대외 영향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CNA는 기관을 단기간에 축소할 수는 있지만 전문성과 국제 네트워크를 복원하는 데는 훨씬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미국은 경제력과 첨단 과학기술, 군사력에서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동남아 각국도 안보와 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라 워싱턴과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CNA가 주목한 핵심은 ‘신뢰’다. 동남아 국가들이 미국과 실용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미국 정책의 불확실성을 계속 감수할 것으로 판단한다면 오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권 교체만으로 국제적 신뢰가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내놨다.
미·중 경쟁의 무게중심이 경제·군사력을 넘어 국제사회의 신뢰와 호감도를 둘러싼 경쟁으로까지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여론 변화가 일시적 반전인지 구조적 재편의 시작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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