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중국에서 사람과 대화하고 감정에 반응하는 초실사형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이 빨라지면서 새로운 사회적 논쟁거리도 떠오르고 있다. 사람과 장기간 생활하며 정서적 교류까지 하는 ‘AI 동반자’가 현실화할 경우 높은 결혼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청년층의 선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중국의 결혼 문제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신랑 측이 신부 측에 지급하는 이른바 ‘결혼 지참금’인 차이리(彩礼)다. 중국 전역에서 널리 나타나는 전통적인 혼인 관습으로, 금액과 방식은 지역과 가정마다 큰 차이가 있다. 특히 소득 수준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금액이 오가는 ‘고액 차이리’는 청년과 부모 세대의 부담을 키우는 사회문제로 지적돼 왔다.
부담은 결혼 지참금에서 끝나지 않는다. 중국의 혼인시장에서 남성의 주택 보유 여부와 경제력은 중요한 조건으로 작용하며 지역과 가정에 따라 자동차까지 결혼 조건으로 거론된다. 집값과 취업난, 소득 불안에 결혼 지참금과 결혼식 비용까지 겹치면서 경제적 기반이 부족한 청년들에게 결혼의 문턱이 높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정부가 최근 수년간 고액 차이리 관행 개선에 나선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이런 상황에서 전혀 새로운 변수가 등장하고 있다. 바로 ‘AI 동반 로봇’이다.
최근 중국 로봇업계에서는 사람의 피부와 표정, 움직임을 정교하게 구현하고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대화와 감정 반응까지 제공하는 휴머노이드 개발 경쟁이 활발하다. 대규모언어모델(LLM)에 음성과 얼굴 표정, 촉각 센서, 인공피부 기술 등이 결합되면서 로봇의 역할도 공장과 물류현장을 넘어 돌봄과 정서적 교류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여성의 외형을 사실적으로 구현한 휴머노이드가 등장하면서 한 가지 파격적인 질문도 가능해진다.
“집도, 자동차도, 결혼 지참금도 요구하지 않는 AI 동반자가 등장한다면 높은 결혼 문턱 앞에 선 청년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현재로서는 어디까지나 가정이다. 초실사 로봇이 실제 연애나 결혼을 대체할 것이라는 객관적인 근거는 부족하다. 결혼은 함께 생활하고 정서적으로 교류하는 것을 넘어 가족 형성과 출산, 법률적 관계와 사회적 유대까지 포함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량생산으로 로봇 가격이 낮아지고 AI와 휴머노이드 기술이 지금보다 크게 발전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인간관계를 완전히 대신하지 못하더라도 외로움과 정서적 교류를 충족하는 새로운 형태의 동반자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나타날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렇게 되면 파장은 로봇산업에만 머물지 않을 수 있다. 결혼 지참금과 주택, 자동차 등 상당한 경제적 비용을 전제로 형성된 기존 혼인시장의 구조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결혼의 경제적 진입장벽이 높을수록 일부 청년들이 전통적인 결혼 이외의 삶과 관계를 선택할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
물론 넘어야 할 장벽은 여전히 높다. 자연스러운 움직임과 배터리, 안전성, 유지비뿐 아니라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얼마나 이해하고 장기간 상호작용할 수 있는지도 과제다. 사용자의 대화와 취향, 생활습관까지 학습하면서 발생할 개인정보와 윤리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초실사 여성 로봇이 중국의 결혼 문제를 해결하거나 혼인시장을 곧바로 뒤흔들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하지만 집과 자동차, 결혼 지참금까지 준비해야 하는 현실과 개인에게 맞춰진 AI 동반자가 비교되는 시대가 실제로 온다면 기술이 바꾸는 것은 로봇시장만이 아닐 수 있다. 중국 청년들의 결혼관은 물론 오랫동안 유지돼온 혼인시장의 비용 구조까지 새로운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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