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내셔널포커스] 중국에서 이혼 절차를 밟으며 별거하던 아내를 폭행하고 강제로 성관계를 한 혐의로 남편이 재판에 넘겨진 사건이 다시 법정에 선다. 법률상 혼인관계가 유지되는 기간에도 상대방의 의사에 반한 성관계가 강간죄로 인정될 수 있는지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네이멍구자치구 어얼구나시 인민법원은 8일 이른바 ‘혼인관계 내 강간 사건’에 대한 1심 두 번째 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첫 공판은 지난해 8월 열렸으나 아직 판결은 나오지 않았다.
사건은 지난해 3월 발생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류모씨와 피해자인 아내 왕모씨는 같은 해 2월 27일 관계 악화를 이유로 협의이혼을 신청했다. 중국 민법에 따른 30일간의 이혼 숙려기간에 들어간 두 사람은 당시 별거하고 있었다.
검찰은 류씨가 3월 21일 왕씨가 다른 사람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의심해 왕씨를 폭행하고 모욕한 뒤, 의사에 반해 강제로 성관계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의 일부를 휴대전화로 촬영한 혐의도 공소사실에 포함됐다.
폭행으로 왕씨는 허리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으며 사법감정에서 ‘경상 1급’ 판정을 받았다.
왕씨는 사건 당일 경찰에 폭행 피해를 신고하고 다음 날 가정폭력과 강간 피해를 추가로 신고했다. 류씨는 이후 강간 혐의로 형사구류됐으며 수사를 거쳐 강간죄와 고의상해죄 혐의로 기소됐다.
피고인 측은 혐의를 다투고 있다. 가족들은 여러 차례 보석에 해당하는 취보후심(取保候审)을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검찰은 지난 6월 피고인의 폭력 성향과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계속 구금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사건이 중국에서 주목받는 배경에는 사건 당시 두 사람이 처한 특수한 혼인 상태가 있다.
두 사람은 협의이혼을 신청하고 별거하고 있었지만 30일간의 숙려기간이 끝나지 않아 법적으로는 부부였다. 검찰은 이러한 혼인관계와 별개로 폭력 등을 사용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한 성관계가 이뤄졌다고 판단해 강간죄를 적용했다.
중국 형법 제236조는 폭력·협박 또는 기타 수단으로 여성의 의사에 반해 성관계를 강요하는 행위를 강간죄로 처벌한다. 혼인관계라는 이유만으로 강간죄 적용을 일률적으로 제외한다는 규정은 두고 있지 않다.
이에 따라 이번 재판은 이혼 절차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법률상 혼인관계와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법원이 어떻게 판단할지 살펴볼 수 있는 사례로 주목된다.
다만 아직 1심 판결이 내려지지 않은 만큼 피고인의 범죄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8일 두 번째 공판에서 어떤 심리가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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