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중동의 군사적 충돌이 세계 에너지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해협으로 집중되면서 국제 경제의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공격이 유조선과 주변 해역으로 확대된 가운데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호르무즈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좁은 바닷길이다. 중동 주요 산유국의 원유와 액화천연가스가 이곳을 거쳐 아시아와 유럽 등으로 향한다. 이 때문에 해협의 군사적 긴장은 실제 공급 감소가 발생하기 전부터 국제 에너지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최근 상황은 한층 심각해졌다.
미국은 이란산 원유 운송에 관여한 유조선들을 공격했다고 밝혔고, 이란도 호르무즈 주변 해역에서 선박들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양측의 발표에는 서로 엇갈리는 내용도 있어 개별 공격의 피해 규모와 결과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특히 민간 선박이 오가는 해역까지 군사적 위험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선박 운항이 위축되면 원유가 생산되더라도 세계시장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병목이 발생할 수 있다.
시장도 빠르게 움직였다.
국제유가의 기준 가운데 하나인 브렌트유는 9일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 101달러 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중동의 원유 공급과 해상 운송이 동시에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가격에 반영된 결과다.
여기에 예멘 후티 세력의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시설 공격까지 이어지면서 위험은 호르무즈 한 곳에 국한되지 않고 있다. 산유시설과 해상 수송로가 동시에 위협받을 경우 국제시장이 체감하는 공급 불안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문제는 고유가의 충격이 주유소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원유 가격 상승은 항공과 해운, 육상운송 비용을 끌어올리고 석유화학제품과 각종 공산품의 생산비에도 영향을 준다. 에너지와 운송비 상승이 장기화하면 식료품 가격을 비롯한 소비자물가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일본, 중국 등 아시아 경제에는 호르무즈의 안정적인 항행이 중요하다. 중동에서 발생한 군사적 충격이 해상운임과 원유 도입가격을 거쳐 아시아 경제로 빠르게 전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핵심 변수는 충돌 자체보다 호르무즈를 통한 원유 수송이 어느 수준까지 유지되느냐다. 군사적 긴장이 계속되더라도 선박 운항이 회복되면 유가 상승 압력은 완화될 수 있다. 반대로 공격 범위가 넓어지고 수송 차질이 장기화하면 세계 경제가 감당해야 할 비용은 더욱 커진다.
호르무즈해협이 다시 세계 경제의 급소로 떠올랐다. 중동의 전쟁이 바다를 넘어 물가와 산업, 각국의 경제정책까지 흔들 수 있는 국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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