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미국과 중국이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8개항의 성과를 공개했다. 관세와 무역협상부터 인공지능(AI), 마약 단속, 이란 핵 문제, 군사 위기관리까지 내용이 폭넓다.
중국 측은 2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국빈방문 결과를 정리해 발표했다. 시 주석은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했다.
두 정상은 양국 관계를 ‘존중·공정·대등에 기초한 건설적인 전략적 안정 관계’로 만들어가기로 했다. 최근 몇 년간 갈등이 이어진 미중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방향을 공식화한 셈이다.
경제 분야에서는 기존 경제·무역 협상 체제를 계속 가동하고 무역협의회 등 관련 협의체를 추진하기로 했다.
중국 측 발표에는 ‘300억 달러’와 관련한 상호 관세 인하 조치와 쿠알라룸푸르 경제·무역 협상 결과의 연장도 포함됐다. 두 정상은 경제팀에 합의 내용을 이행하도록 지시했다. 다만 이번 발표에서는 300억 달러의 구체적인 적용 범위와 산정 방식까지 공개되지는 않았다.
AI 분야에서는 별도의 대화 창구를 만든다. 양국은 AI의 위험과 이익을 논의하기로 했으며 다음 회의는 오는 11월 열린다. AI 관련 사건이 발생했을 때 양측이 직접 연락할 수 있는 소통 채널도 구축한다.
이란 핵 문제도 정상회담 의제에 포함됐다. 두 정상은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어떤 국가나 기관도 국제 수로에 통행료를 부과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도 확인했다.
마약 단속에서는 양국 간 공조가 진행되고 있다. 중국 측은 양국 수사기관이 최근 신종 향정신성 물질과 전구체 화학물질 관련 사건을 공동 수사해 양국에서 수십 명의 용의자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정상 간 왕래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상대국이 개최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서로 지원하기로 했다. 두 정상도 상대국이 주최하는 회의에 참석할 의향을 밝혔다.
군사 분야에서는 위기 상황에서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장치를 강화한다. 양국 군은 위기 소통과 예방을 위한 양해각서를 조속히 체결하기로 했다. 중국에서 실종된 미군 유해를 찾는 작업도 계속 협력한다.
이번 발표에는 미국과 중국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국으로 함께 싸웠다는 내용도 들어갔다. 양국이 최근의 갈등 속에서 과거 협력의 역사를 정상회담 결과에 함께 담은 대목이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8개항 가운데 상당수가 후속 조치를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관세 조치는 실제 이행이 남았고, AI 대화는 11월로 일정까지 잡혔다. 군사당국 간 양해각서도 앞으로 체결해야 한다.
반도체와 첨단기술, 공급망, 대만 등 양국 사이의 민감한 현안이 이번 발표로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이번 회담에서는 이런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기보다 경제와 AI, 마약 단속, 군사 소통처럼 양측이 접점을 찾은 분야에서 먼저 움직였다.
이제 관심은 워싱턴에서 합의한 내용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는지에 쏠린다.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관세 조치다. 이어 11월 AI 대화와 군사 위기관리 양해각서가 예정대로 진행되는지도 미중 관계의 다음 장면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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