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국제시장에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102달러 안팎에서 움직였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 운항이 회복되는 상황에서도 가격은 쉽게 내려가지 않고 있다.
문제는 정유제품 공급이다. 러시아의 공급 차질에 이어 중국 정유업체들도 10월 들어 홍콩과 마카오를 제외한 지역으로 석유제품을 내보내지 않고 있다. 중국 당국이 10월 수출을 승인하지 않은 데 따른 조치다. 페트로차이나는 예정됐던 휘발유와 항공유 선적 일부를 취소했다.
다만 중국의 수출 중단이 한 달 내내 이어질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국경절 연휴가 끝난 뒤 국내 재고와 정유 생산 상황에 따라 수출이 다시 허용될 가능성도 있다.
러시아의 공급 감소까지 겹쳤다. 9월 하순 흑해를 통한 러시아산 디젤·가스오일 수출은 관련 집계 이후 처음으로 한때 ‘0’까지 떨어졌다. 중동과 러시아에서 발생한 공급 차질을 중국산 제품이 일부 메우던 구조가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아시아 시장도 반응했다. 디젤 정제마진이 배럴당 75달러 안팎까지 오르면서 중국의 수출 공백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가격에 반영됐다.
디젤 부족은 주유소에서 끝나지 않는다. 화물차와 선박, 농기계와 건설장비의 연료 가격이 오르면 운송비와 생산비가 함께 상승한다. 결국 소비자 물가를 다시 밀어 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금융시장도 긴장하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번 주 한때 5.3%를 넘어섰다.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이 쉽게 꺾이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채권시장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한국 역시 영향권에 있다.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국내 정유제품 가격뿐 아니라 물류와 제조업 비용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세계 에너지 시장의 시선은 이제 원유 생산량만 향하지 않는다. 원유는 다시 흐르기 시작했지만 이를 디젤과 휘발유, 항공유로 바꿔 공급하는 길목에서 새로운 병목이 생겼다.
중국이 국경절 연휴 이후 석유제품 수출을 다시 허용할지가 첫 번째 분기점이다. 공급 공백이 길어진다면 세계 에너지 시장의 다음 불안은 원유보다 ‘디젤 부족’에서 먼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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