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CLA 분석, 월간 승인 8만8000건에서 1만6000건 미만으로…장기 대기 신청도 증가
[인터내셔널포커스] 미국에서 시민권을 취득하는 이민자가 급격히 줄고 있다. 월간 귀화 승인 건수가 16개월 사이 80% 넘게 감소한 가운데 심사 기간까지 길어지면서 시민권 취득을 기다리는 영주권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 산하 지역사회지식센터가 10월 28일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의 월간 귀화 승인 건수는 2025년 4월 약 8만8000건에서 올해 8월 1만6000건 미만으로 감소했다. 연구진은 이 기간 감소율을 약 83%로 분석했다.
미국의 귀화 승인 건수는 1990년대 이후 장기적으로 증가해 2024년에는 월평균 7만 건을 넘어섰다. 그러나 지난해 여름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고, 올해 들어 하락 폭이 커졌다.
심사 기간도 늘어났다. 연구진은 2024년 초와 비교해 올해 여름까지 평균 처리 기간이 약 두 배 길어졌다고 분석했다. 신청서를 제출한 뒤 결과를 통보받기까지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늘어난 셈이다.
지역별 차이도 나타났다. 캘리포니아에서는 귀화 승인 감소가 두드러졌으며, 새너제이 지역의 하락 폭이 전국에서 가장 컸다. 프레즈노와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에서도 전국 평균보다 큰 감소세가 관찰됐다.
10월 30일 발표된 니스카넨센터의 별도 분석에서도 귀화 심사 둔화가 확인됐다. 미국 이민국(USCIS)이 올해 8월 심사를 완료한 귀화 신청은 1만9562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 7만8923건보다 약 75% 감소했다. 6개월 이상 계류 중인 신청도 1년 사이 351%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두 연구의 통계는 집계 기준이 다르다. UCLA가 제시한 83%는 서로 다른 시점의 월간 귀화 승인 건수를 비교한 수치이며, 니스카넨센터의 75%는 전년 같은 달 대비 심사 완료 건수의 감소율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시민권 신청자의 자격과 신원 검증을 강화하고 있다. 영어와 미국 역사·정부에 관한 시험, 도덕적 품성, 과거 이민 기록 등이 심사 대상이다.
연구진은 강화된 심사 절차와 행정 처리 지연 등을 귀화 승인 감소와 관련해 살펴봐야 할 요인으로 제시했다. 다만 각 요인이 실제 승인 건수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
미국 정부는 엄격한 심사가 시민권 취득 자격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반면 이민자 지원단체와 일부 연구자들은 심사 절차가 까다로워지고 처리 기간까지 길어지면서 적법한 영주권자들의 시민권 취득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귀화 심사 지연은 선거 참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 영주권자는 합법적으로 거주하고 일할 수 있지만 연방선거 투표권은 시민권을 취득해야 행사할 수 있다.
UCLA 연구진은 귀화 승인 감소로 오는 11월 중간선거에 참여할 수 있었던 잠재적 신규 유권자가 50만 명 이상 줄어들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는 실제 투표권을 상실한 인원이 아니라 과거 귀화 추세를 바탕으로 계산한 추정치다.
시민권 취득을 기다리는 영주권자들에게 심사 지연은 단순한 행정 문제가 아니다. 귀화가 늦어지면 선거 참여를 비롯해 시민권자에게 주어지는 권리를 행사하는 시점도 함께 미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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