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청래 “사과한다” VS 주승용 “사과와 사퇴는 별개!”

▲ 11일 새정치민주연합 제98차 최고위원회의에 주승용, 정청래 두 최고위원이 보이지 않는다.
[한인협]문재인이 주승용 발언 홀대하면 당 내분 급속도로 진행될 것
새정치민주연합 분열 신호탄이 주승용 사퇴 아닌가?
친노에게 불이익을 주겠다고 공언한 문재인, 약속지켰나?
호남의 대변인 주승용 푸대접에 호남민심 심상치 않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내분 갈수록 점입가경...
천정배 호남신당론 + 국민모임의 손길, 주승용은?
주승용과 정청래 두 최고위원의 설전으로 표면화된 내분 양상이 구체적으로 드러난 가운데, 지난 8일 최고위원회의석상에서 공개적으로 ‘공갈’이란 단어로 주승용 최고위원을 공격한 정청래 최고위원은 문재인 대표를 비롯 이언주 의원 등 동료 의원들이 사과할 것을 권고 했음에도 ‘사과할 뜻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당대표로서 문재인 대표의 입장도 난처해졌다. 주승용 최고위원이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사퇴를 받아들이자니 호남 당원들과 민심이 용서치 않을 것이고, 만류하자니 주승용 최고위원이 문재인 대표에게 못 박은 요구조건들이 범상치 않은 것들이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지난 2·8 전당대회를 통해 16.29%의 최다 득표율로 1위로 최고위원에 뽑혔다. 특히, 주승용 의원에게 지지표를 던진 적지 않은 당원들이 바로 호남출신들이라는 점이다. 즉, 당내에서는 ‘비노’로 분류되며 계파색이 옅은 중도 온건파로 최고위원 중 유일한 호남 기반의 후보라는 점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주승용 의원은 최고위원 후보 당시 전당대회 합동연설을 통해 “새정치민주연합은 호남을 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호남에 뿌리가 깊다”며 “비수도권, 그 중 호남에서 혼자 나왔고, 지방정치와 중앙정치를 모두 경험한 후보도 제가 유일하기 때문에 제가 최고위원에 들어가는 것이 당심과 당의 균형에 맞을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주승용 의원은 또한 계파 갈등 문제에 있어서 “계파 갈등보다 한 계파가 독식하는 계파 패권주의가 더 큰 문제”라고 친노 세력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친노무현(친노)와 비노무현(비노)계가 당의 의사결정에 골고루 참여해 균형을 맞추는 것이 계파 갈등을 해소할 방안”이라고 주장해왔다.
최고위원으로 당 지도부에 입성한 주승용 의원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친노계 김경협 의원을 수석사무부총장에 임명하고, 조직사무부총장으로 친노계 한병도 전 의원이 거론되자 “문재인 대표의 당직인선이 탕평인사라고 하는데, 실제로 이것이 탕평인지 의문”이라며 분명히 반대의사를 밝히고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새정치민주연합 조직사무부총장으로 중도파 김관영 의원이 임명되면서 계파 갈등의 불씨가 일단락되는 듯 했으나 4·29 재보궐 선거 참패 이후 이같은 인사와 공천, 계파간의 갈등이 재보선 패배 책임론과 함께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주승용 의원은 이미 지난달 30일 “지도부가 더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지만 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다른 의원들이 의원총회에서 만류하는 바람에 주승용 의원은 사의는 철회할 고심에 빠졌었다.
하지만 주승용 의원은 지난 4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다시 “재보궐 선거 패배의 원인 중에 하나가 친노 패권정치에 대한 국민의 경고”라며 “호남 지역은 의외로 많은 친노에 대한 피로감이 만연해 있다”고 주장하며 정청래 최고위원과의 대립각이 본격화됐다.
주승용 의원은 이날 “문재인 대표가 친노 세력에게 불이익을 주겠다고 했다”며 취임 전 공약을 언급하고 “취임이후 과연 친노가 불이익을 받았나”라고 반문하고 덧붙여 4.29재보선 공천과정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했다. 그러면서 주 의원은 “호남지역의 성난 민심을 다시 추스릴 해법을 준비하고 제시해야 할 때”라며 목청을 한껏 끌어올렸다.
하지만, 함께 회의에 참석한 다른 의원들이 재보궐 선거의 원인이 “‘계파 주의’와 ‘분열’ 때문만은 아니다”라며 주승용 의원의 주장에 반대 입장을 보이고, 문재인 당대표 역시 동문서답식의 단결과 화합만을 강조하는 발언이 반복되자 주승용 의원은 “이번주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지 않겠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결국 8일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에서 주승용 의원은 정청래 의원의 발언에 문제가 있다고 제기하며 끝내 사퇴를 선언하고 말았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이날 제97차 최고위원회의에서 “제갈량이 와도 우리당의 갈등을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며 “패권주의를 해소하는 것이 해법 3공 즉, ‘공개, 공정, 공평’의 ‘3공 정신’”이라고 강조하고 “최고위원도 모르는 비공개가 어디있나?”라며 지도부 원탁회의를 우회적으로 제안하기도 했다.
결국, 이어진 정청래 의원의 발언이 문제가 됐다. 마이크를 넘겨 받은 정청래 의원은 “사퇴하지도 않으면서 사퇴할 것처럼 공갈친 것이 더 문제”라고 주승용 의원을 정면 비판했는데, 화가 치민 주승용 의원은 “지금까지 발언한 것에 대해서 사사건건 SNS를 통해서 비판을 해왔어도 참았다”며 “공개석상에서 이런 발언을 들은 것은 치욕”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내고, “나는 사퇴한다. 모든 지도부는 사퇴해야한다”고 일갈하고 회의장을 박차고 떠났다.
이같은 사태가 벌어지자 박지원, 권노갑 등 당의 원로급 의원들은 잇따라 회동을 갖고 이번 사태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지는데, 그간 쌓였던 ‘친노’에 대한 계파갈등과 인사와 공천 불만, 재보선 참패에 따른 책임론 등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호남민심 역시 문재인 대표에 싸늘하다. 주승용 의원은 결국 지역구로 내려가 호남민심을 듣겠다고 선언하고 호남으로 내려갔다. 2.8전당대회에서 당선된 최고위원 5명 가운데 4명이 서울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것이고 보면, 유일하게 호남에서 최고위원에 들어간 주승용 의원의 입지는 분명하다.
더욱이 호남 평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호남의 민심이 천정배 의원 쪽으로 기우는 것 같아 노심초사하고 있는 현실에서 호남의 대변인에게 (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이러는 게 아니다”라며 “국민모임이나 천 의원 쪽에서 호남신당을 창당한다는 설이 계속 끊이질 않고 있는 마당에 당이 분열되는 것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호남의 민심을 전했다.
11일 제98차 최고위원회의석상에 주승용과 정청래 두 최고위원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문재인 당대표가 “두 최고위원이 단합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을 뿐이다.
실제로 이날 오전부터 화해무드를 조성한 정청래 최고위원은 “주승용 최고위원과 당원, 국민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취지로 사과를 했다. 하지만, 주승용 최고위원은 “사과와 사퇴는 별개”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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