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롄더구이(廉德瑰)
윤석열 대통령이 집권 100일을 맞아 한·일 간 조속한 관계 개선과 발전의 필요성을 재차 밝혔지만 일본은 아직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있다.
한·일 관계는 국교정상화 이후 최악으로 치닫고 있어 양국 국민감정에 쌓인 앙금이 풀리지 않고 있다. 1910년 한반도를 병탄한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한반도에서 물러갔지만 한일관계는 11951년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이 체결된 후 국교 정상화까지 14년이 걸렸다. 원인은 일본이 과거사에 대한 반성을 거부하다 결국 미국의 압력으로 그해 '한·일합병조약'이 무효임을 묵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 우익들은 그 후 한반도 병탄이 '합법적'이라고까지 공언할 정도로 역사를 부정하고 위안부 문제까지 겹치면서 양국 관계는 경색됐다. 1998년 오부치와 DJ가 한일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일본이 한국에 사과하면서 양국 관계는 호전됐다. 그러나 2001년부터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수년간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면서 양국 관계는 다시 경색됐다. 2018년 문재인 정부 시절 대법원은 '강제징용 노동자 문제 '에 대한 판결을 내렸고, 한국 내 일본 기업을 경매에 부쳐 노동자에게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이러한 사건으로 인해 양국 관계가 급격히 악화되었고 일본은 한국에 대해 기술 제재를 가했다.
한·일 관계의 교착 상태는 분명히 미국의 아시아 태평양 전략 이익과 일치하지 않다. 미국은 한국을 "인도·태평양 전략"의 틀로 끌어들여 미·일·인도·호주 '4각 체제'를 확대하고 미국, 일본 및 한국 간의 군사 동맹을 형성하기 위해서도 일본과 한국 간의 협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지난 5월 바이든이 한국과 일본을 방문하면서 양국 관계 개선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지시로 윤석열 정부가 대일 관계 개선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대일 관계를 우선적으로 처리하겠다는 의지가 어느 정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윤석열이 근소한 차이로 대통령에 당선됐고, 여전히 국회 내 진보가 다수인 만큼 대일 양보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고, 그렇지 않으면 국내 반발을 피하기 어렵다.
일본도 이를 잘 알고 있는 만큼 윤석열이 건넨 러브콜에 대해 아직 명확한 답변을 하지 못한 채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양측 모두 상대방의 확실한 양보를 기대하고 있다.
이 경우 양국 관계 개선은 1965년처럼 미국의 강력한 중재로 이뤄질 수 있다. 1965년 양국은 미국의 압력에 힘입어 오히라 마사요시 일본 외상과 김종필 당시 중앙정보부장의 노력으로 관계를 정상화했다. 현재 오히라 마사요시 후계자 기시다 후미오와 윤석열 대통령이 장애물을 극복하고 다시 양국 관계를 개선할 수 있을지는 양국 국내 상황에 크게 달려 있다. 기시다는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당시 외상으로 일본 국내 우익들에게 친한파로 낙인찍혔다. 일본 우파도 한국과의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윤석열은 현재 지지율이 30% 밑으로 떨어져 외교적으로 신중한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다.
한·일 관계의 핵심은 민족감정에 있다. 한국인은 일본에 대한 뿌리 깊은 역사적 원한을 갖고 있는 반면 일본 우익은 역사적 죄를 반성하기를 거부하고 있어 양국이 접점을 찾기 어렵다.
예컨대 한국의 민간단체가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위안부 동상을 세운 것은 일본으로서는 공개적인 모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한국에 '일본군 위안부' 동상 철거, 한일 간 '청구권 합의'와 위안부 문제 합의 준수, '반일 판결' 취소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국내 우익의 과거사 반성을 거부하는 언행을 단속하기 어렵다.
한·일 관계의 현상 유지는 분명히 미국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미국은 일본과 한국이 역사적 원한에서 벗어나 관계를 개선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궁극적인 목표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포석에 봉사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일 간의 내재적 거부력 때문에 미국이 원하는 미국이 원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의 확대가 순조롭게 형성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설령 성사되더라도 미국의 전략적 역할을 주로 하는 한·미·일 군사협력은 한·일 양측의 안보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미국을 위한 전략적 지렛대 역할을 할 뿐이다. (저자는 상하이외국어대학 일본연구센터 주임이자 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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