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유럽연합(EU)이 중국과의 관계 설정에 있어 보다 “현실적인 시각”을 강조하고 나섰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6월 23일(현지시간) 열린 EU 외무장관 회의 이후, 카야 칼라스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중국을 “중요한 무역 파트너”로 인정하면서도, 유럽이 지나친 낙관론에 빠져선 안 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칼라스 대표는 “중국은 우리와 기후변화 같은 글로벌 이슈에서 협력하고 있지만, 모든 관계에는 일정한 현실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중국의 대러 지원 의혹, 사이버 공격, 민주주의 간섭, 무역 강압 등을 거론했다. 양자 관계가 과거처럼 원활히 이어지기 어렵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이번 발언은 7월로 예정된 중·EU 외무장관 회담 및 정상회담을 앞두고 유럽의 대중 기조를 미리 설정하는 자리에서 나왔다. EU는 이날 회의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가자지구 사태, 미국의 대이란 공습 등 현안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도 논의했다.
칼라스 대표는 과거에도 비슷한 기조의 발언을 이어온 인물이다. 지난 1월에는 “러시아에 단호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중국에도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고 했고, 3월에는 미국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의식한 듯 “미·EU 무역갈등은 결국 중국에게 이득이 될 뿐”이라며 경계심을 드러낸 바 있다.
중국은 이 같은 기류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외교부 대변인 궈자쿤은 “국제질서가 복잡하게 재편되는 시점에서, 중국과 EU는 다극화와 세계화를 함께 추진하는 전략적 파트너”라며, 양측 관계의 정치적·경제적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이번 회의에서는 최근 다시 격화된 중동 정세도 주요 논의 대상이었다. 특히 이란 의회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조치를 승인한 이후, EU 내부에서는 에너지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칼라스는 “이 해협이 봉쇄되면 전 세계 무역에 심각한 충격이 올 것”이라며, “우리는 이란에 분명한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동 문제에 대한 EU의 영향력은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이 유럽과의 협의 없이 이란을 공습한 데다, EU는 중동 내에서 전략적 공간을 확보하지 못한 채 점차 주변화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하지만 이란 사태는 이번 주 유럽이사회와 곧 열릴 나토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SCMP는 유럽이 대러 제재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에서 이중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는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의 비판에도 주목하며, EU의 대외 정책이 앞으로 더 많은 국제적 검증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BEST 뉴스
-
중국인 무비자 입국 둘러싼 갈등 격화…반중 시위·위협 글까지 확산
[동포투데이] 한국 정부가 중국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무비자 입국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사회 전반에서 반중 정서가 격화되며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관광 활성화를 위한 조치였지만 오히려 반중 시위와 혐오 표현, 온라인 위협 글까지 등장하면서 정책 효과는커녕 사회 불안만 키우는 모양새다. 관광 활성... -
韩 전문가들 “반중 집회, 국익 해친다”…미국과 힘겨운 협상 속 대중 관계 관리 절실
[동포투데이] 한국 사회에서 반중(反中) 정서가 격화되면 서 서울 도심을 중심으로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미·중 경쟁 구도 속에서 한국 정부가 미국과 힘겨운 협상을 이어가는 만큼, 이런 집회가 국익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0일 한국 전문가들의... -
트럼프 “일본 5,500억 달러·한국 3,500억 달러… 모두 선지불해야”
[동포투데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무역 협상과 관련해 한국이 3,500억 달러(약 480조원), 일본이 5,500억 달러(약 760조원)를 ‘선지불(upfront)’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 정부가 “보장 없는 투자 요구는 금융위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해온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26일 로... -
中대사관 “반중 시위, 의도 불순·민심 얻지 못해”… 이재명 대통령도 강력 경고
[동포투데이] 중국 단체 관광객에 대한 무비자 입국이 시행된 지 일주일 남짓, 서울 도심에서는 일부 극우 세력의 반중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와 한국 정부 모두 우려와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주한 중국대사관은 2일 공식 입장을 내고 “중국과 한국이 상호 무비자 제도를 통해 교류와 협... -
“중국 청년들, ‘서울병(首尔病)’에 걸렸다?”…中 매체 “韓 언론, 과장·왜곡 심각”
[동포투데이] 중국 온라인 매체 <관찰자망(观察者网)> 은 2일 최근 한국 언론이 대대적으로 보도한 이른바 ‘서울병(首尔病)’ 담론을 비판적으로 짚었다. 앞서 한국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는 잇따라 “중국 젊은 층 사이에서 서울병이 유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질병’은 한국을 여행한 뒤 귀... -
훈민정음 반포 579돌…한글 가치 되새기는 발표회 열린다
▲<지구촌 한글학교 미래 포럼> 제12회 발표회(8.19) 전경 © 지구촌 한글학교 미래 포럼 [동포투데이] 세종대왕의 애민 정신과 한글의 세계적 가치를 기리는 발표회가 서울에서 열린다. 지구촌한글학교미래포럼(공동대표 박인기·김봉섭)과 세종대왕기념사업...
실시간뉴스
-
폴란드 총리 “러시아 드론 공격, 결코 ‘실수’ 아냐” 트럼프 발언 반박
-
성룡, 2027년 베오그라드 세계박람회 브랜드 대사 위촉
-
英 국방장관 “대만 문제 군사 개입 없다…평화적 해결 원해”
-
퇴임 앞둔 프랑스군 총참모장, “분열된 유럽은 강대국 먹잇감 될 수도”
-
“네덜란드, 성 거래 합법화 25년… ‘홍등가 천국’의 빛과 그림자”
-
“계엄령 대통령” 윤석열, 재구속…BBC “한국 정치 위기의 상징”
-
“차라리 중국에 편입되는 게 낫겠다”…독일 리튬기업 CEO, EU ‘탈중국’ 전략 정면 비판
-
EU “디지털 규제, 협상 대상 아냐”…美 관세 압박에도 원칙 고수
-
“MI6에 러시아 첩자 있다”…CIA 경고로 시작된 20년 추적, 끝내 빈손
-
나토 정상회의, “트럼프 맞춤형” 선언문… 흔들리는 연대의 민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