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미국의 대표적인 인공지능(AI) 기업 메타(Meta)가 오픈소스(공개형) 전략을 접고 폐쇄형 모델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미국이 대형 언어 모델(LLM) 분야에서 사실상 개방형 경쟁에서 철수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14일(현지시간) 메타가 새로 출범시킨 ‘슈퍼 인텔리전스 랩(Super Intelligence Lab)’에서 자사 최고 수준의 오픈소스 AI 모델인 ‘베헤모스(Behemoth)’의 공개를 포기하고, 대신 폐쇄형 모델을 개발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결정은 메타 내부에서 ‘개방형 AI’를 사실상 포기하는 중대한 전략 전환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메타의 전략 변경 가능성에 대해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와튼스쿨의 이선 몰릭 교수는 “이로써 미국은 최전선의 개방형 AI 모델 경쟁에서 사실상 손을 뗐다”며 “이제는 유럽에만 몇 남은 경쟁자가 있을 뿐, 글로벌 시장은 거의 중국의 모델이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몰릭 교수는 미국 내에서 AI의 사회적 영향력을 연구해온 학자로, 워튼스쿨에서 창업과 조직 변화 등을 주제로 강의하고 있으며, AI 관련 저서 '공생의 시대'로 주목을 받았다. 그는 미국 정책 결정자들과 기업 리더들에게 AI 분야의 자문을 해온 인물로, 최근 들어서는 중국 AI의 급성장에 대해 연일 경고의 메시지를 내고 있다.
특히 몰릭은 중국 스타트업 ‘DeepSeek’이 올해 초 선보인 대형 언어 모델에 대해 “미국과 유럽의 규제 아래에서는 이러한 혁신을 따라잡기 어렵다”고 밝히며, “DeepSeek는 경쟁력을 갖춘 데다 오픈소스로 개방된 모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한 바 있다.
몰릭은 최근 공개된 또 다른 중국 모델인 ‘Kimi K2’에 대해서도 “개발자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면서도, DeepSeek만큼 ‘바이럴(입소문)’ 수준의 열기는 다소 어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이제는 중국 모델이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그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
메타는 그동안 AI 기술을 외부에 공개하고, 글로벌 개발자 커뮤니티와 협력하는 개방형 전략을 취해왔다. 하지만 ‘베헤모스’ 모델이 최근 내부 테스트에서 기대 이하의 성능을 보였고, 이로 인해 공개 일정이 무기한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슈퍼 인텔리전스 랩 내에서도 오픈소스 전략을 폐기하고 폐쇄형 모델 개발로 방향을 틀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전략 변경은 아직 최종 결정되진 않았으며,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의 승인이 필요하다. <뉴욕타임스>는 메타가 향후 오픈소스 모델을 유지하면서도 주력 개발 방향을 폐쇄형 모델로 옮길 수 있다고 전했다.
메타의 AI 전략 전환 배경에는 인재 확보 경쟁도 있다. 메타는 최근 OpenAI, 구글, 애플 등 경쟁사로부터 유능한 연구 인력들을 대거 영입했다. 특히 지난 6월에는 알렉산더 왕이 이끄는 AI 스타트업 ‘스케일AI(Scale AI)’에 143억 달러(약 19조 원)를 투자해, 지분의 절반 가까이를 확보했다. 이후 왕은 메타의 AI 부문 총괄로 영입됐고, 메타의 AI 조직은 ‘슈퍼 인텔리전스 랩’으로 개편됐다.
왕이 이끄는 핵심 연구팀은 메타 본사 내 저커버그 CEO 사무실 인근 별도 공간에 배치됐으며, 주요 프로젝트는 철저히 비공개로 운영된다. 왕은 최근 메타의 2000여 명 AI 인력과의 회의에서 “우리 팀은 차세대 슈퍼 인공지능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오픈소스 또는 폐쇄형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업계에선 다음 달로 예정된 스톡옵션(주식보상) 행사 시점을 앞두고, 슈퍼 인텔리전스 랩에 배치되지 못한 기존 AI 인력의 이탈이 본격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AI 기술 주도권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미국이 그동안 강점으로 내세워온 ‘개방과 공유’의 전략이 흔들리는 조짐을 보이자, 중국의 발빠른 추격에 대한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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