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내셔널포커스] 중국은 흔히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불린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중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약 17조7000억 달러로, 미국(25조4000억 달러)에 이어 세계 2위다. 일본(4조2000억 달러)과는 큰 격차를 보인다. 개혁·개방 이후 고속 성장을 이어온 중국 경제의 위상을 상징하는 수치다.
하지만 최근 호주 일부 언론은 이 같은 표현이 “정확하지 않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단순한 GDP 순위만으로 중국 경제의 실체를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다.
호주 언론이 지적하는 핵심은 명목 GDP의 한계다. 명목 GDP는 각국의 생산 규모를 시장 환율로 달러화해 비교하는 방식으로, 물가 수준과 생활비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 같은 금액의 돈으로 중국과 호주에서 살 수 있는 재화와 서비스의 양은 크게 다르다. 이 때문에 명목 GDP만으로 경제력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왜곡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자주 언급되는 지표가 구매력평가(PPP) 기준 GDP다. PPP는 각국의 물가 수준을 조정해 실제 구매력을 비교한다. 이 기준으로 보면 중국의 경제 규모는 훨씬 커진다. 2023년 기준 PPP로 환산한 중국 GDP는 약 30조3000억 달러로, 미국을 웃돈다. 이 때문에 중국을 “실질 기준 세계 최대 경제”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다만 호주 언론은 PPP 역시 직관성이 떨어지고, 일반 국민의 체감과는 거리가 있다는 점을 문제 삼는다. 대신 이들이 주목하는 지표는 1인당 GDP다. 2023년 중국의 1인당 GDP는 약 1만2500달러로 세계 70위권에 머문다. 미국(약 6만3800달러)과 비교하면 5~6배 격차가 난다. 인구가 14억 명에 달하는 중국의 구조적 특성상, 경제 총량이 크더라도 개인의 생활 수준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비판은 경제 구조의 지속 가능성이다. 중국 경제는 오랫동안 투자와 수출이 성장을 견인해 왔다. 반면 내수 소비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다. 소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54% 수준으로, 미국(약 68%)과 큰 차이를 보인다. 부동산과 인프라 투자 확대, 수출 중심 성장 모델은 단기간 GDP를 끌어올리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지방정부 부채 증가와 외부 환경 변화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이와 관련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은 중국 경제의 구조적 불균형을 지속적으로 경고해 왔다. 그는 뉴욕타임스 기고 등을 통해 “투자와 수출 중심 성장에 비해 내수 소비가 뒤처져 있다”며, 인구 고령화와 부동산 문제까지 겹칠 경우 성장 둔기가 고착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은 고령화, 부동산 침체, 환경 부담이라는 복합 과제에 직면해 있다. 2024년 5% 성장 이후, 세계은행은 2025년 중국 성장률이 4%대 중반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중 무역 갈등, 관세 인상, 지방정부 부채 부담이 주요 변수로 꼽힌다.
그럼에도 중국 경제의 저력을 과소평가할 수는 없다. 중국은 세계 최대 제조업 국가로, 글로벌 제조업 생산의 약 30%를 차지한다. 고속철도, 5G, 전기차, 인공지능 등 신산업에서도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결국 중국 경제를 바라보는 관점은 하나로 정리되기 어렵다. 명목 GDP 기준으로는 세계 2위, PPP 기준으로는 1위, 1인당 소득 기준으로는 중진국 수준이라는 상반된 지표가 공존한다. 호주 언론의 문제 제기는 중국 경제의 “화려한 외형” 이면에 존재하는 구조적 과제를 환기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중국 경제의 관건이 내수 확대와 구조 전환의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고 본다. 도전과 기회가 동시에 존재하는 만큼, 중국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세계 2위 경제대국’이라는 수식어의 의미도 달라질 것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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