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중국이 일본의 군사력 강화 움직임을 정조준해 강도 높은 수출 통제 조치를 단행했다. 중국 상무부는 24일 “국가 안보와 이익을 수호하고 비확산 등 국제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일본의 군사 역량 증강에 관여한 20개 일본 기관과 기업을 수출통제 관리 목록에 포함한다고 발표했다. 명단에는 미쓰비시 조선을 비롯해 일본 방산·군민양용 산업의 핵심 주체들이 대거 포함됐다.

중국 측은 이번 조치가 일본 정부의 대만 문제 관련 발언과 군사력 증강 기조에 대한 대응 성격임을 분명히 했다. 관리 대상은 일반 상업 기업이 아니라, 중공업·항공우주·방산 전자·국가 연구기관 등 일본 현대 군사 능력을 떠받치는 핵심 축에 집중됐다.
조치가 공개되자 일본 증시 방산·중공업 종목은 일제히 하락했다. 미쓰비시중공업 주가는 상승세를 반납하고 장중 한때 3.6%까지 떨어졌고, 가와사키중공업과 IHI도 5% 안팎의 낙폭을 기록했다.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지난해 발표한 ‘세계 100대 방산 기업 매출’ 순위에는 미쓰비시중공업과 가와사키중공업 등 일본 기업들이 다수 포함됐다. 일본의 무기 수출 규제 완화가 사실상 가속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번 명단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계열은 미쓰비시였다. 미쓰비시중공업은 일본 최대 종합 방산 주계약 업체로, 차세대 원자력 기술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수출 통제 대상이 된 계열사들은 선박 건조, 항공기 엔진, 함정 동력, 해양 시스템 통합 등 군사 핵심 공정을 담당한다.
미쓰비시 조선은 1884년 설립된 나가사키 조선소를 전신으로, 2차 세계대전 당시 ‘무사시함’을 건조한 일본 해군의 핵심 공급망이었다. 현재도 해상자위대 잠수함과 이지스 구축함, 최신 호위함 건조에 참여하고 있다.
가와사키중공업 계열 역시 항공자위대 주력 수송기와 초계기, 헬기 제작에 깊숙이 관여해 왔다. 기후현에 위치한 항공기 제작·시험 거점은 차세대 항공 플랫폼 개발과 정비를 담당하고 있다.
HI는 항공·로켓 엔진과 고성능 금속 소재 분야의 핵심 기업으로, 이번에만 6개 계열사가 관리 목록에 올랐다.
함정 분야에서는 일본해양연합이 포함됐다. 이 회사는 해상자위대 최대 전력으로 꼽히는 ‘이즈모급’ 헬기모함의 건조사다. 군용 전자와 통신 분야에서는 NEC 계열이, 군용 소프트웨어·시스템 분야에서는 후지쯔 계열 방산 법인이 각각 포함됐다.
중국은 군사 인력과 기술의 근간이 되는 기관도 함께 묶었다. 자위대 장교를 양성하는 방위대학교와 군민양용 성격이 뚜렷한 국가 우주기관 JAXA도 관리 대상이다.
중국 상무부는 이번 조치가 일본의 재무장과 잠재적 핵무장 움직임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며, 군민양용 물품에 한정된 조치로 중·일 정상적 교역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성실한 일본 기업은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이번에 포함된 일본 기관들은 함정·항공기·레이더·미사일 등 거의 모든 주요 군사 장비 개발에 관여해 왔다”며 “중국이 수출 통제를 보다 정밀한 전략 도구로 활용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별도로 스바루 등 20개 일본 기업을 ‘관심 목록’에 올렸다. 즉각적인 금지는 아니지만, 향후 군민양용 품목 수출 시 훨씬 엄격한 심사를 받게 된다.
전문가들은 일본이 중희토류 분야에서 여전히 중국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가 일본 방위 산업과 공급망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민간 충격은 최소화하면서도 군사 핵심을 정확히 겨냥한 압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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