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전격 공습하며 중동 정세가 전면 충돌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외교 해법을 모색하던 마지막 협상 국면은 사실상 무너졌고, 중동은 다시 대규모 전쟁의 문턱에 섰다.
현지 시각 2월 28일 이란 수도 테헤란 도심에서 폭발이 발생했다. 이스라엘의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이란에 대한 선제 타격을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 안보 당국자는 이번 작전이 미국과 공동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미국은 최근 24시간 동안의 상황 평가 끝에 “이란과의 협상은 더 이상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이에 따라 군사 행동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즉각 보복에 나섰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이스라엘과 중동 내 미군 시설을 겨냥해 대규모 미사일과 무인기 공격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바레인의 미 해군 제5함대 사령부, 카타르·아랍에미리트 내 미군 기지, 이스라엘의 군사·안보 시설이 공격 대상에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적을 완전히 격파할 때까지 군사 작전을 중단 없이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테헤란을 향한 칼끝’… 미국, 전쟁 명분 쌓기 들어갔나
앞서 로이터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7일 미·이란 핵 협상에 대해 “실망스럽다”며 “때로는 무력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이미 항공모함 전단과 대규모 공군 전력을 중동에 집결시킨 상태다.
미 국무부는 같은 날 주이스라엘 공관의 비필수 인력과 가족에게 즉각 철수를 명령했다.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는 “미국 시민은 오늘 당장 떠나야 한다”고 공개 촉구했다. 영국과 캐나다도 외교 인력 철수와 자국민 출국 권고에 나섰다. 중국 역시 이란 체류 자국민에게 긴급 안전 경보를 발령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두고 “미국이 직접 전면전에 나서기 전, 이스라엘을 앞세워 전쟁 명분을 쌓는 전형적인 중동 개입 수순”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중국의 군사 전문가 장쥔서는 “미국 내에서는 이란에 대한 직접 군사 개입을 두고 정치적 이견이 크다”며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이 먼저 타격에 나서고, 이란의 보복으로 미군 피해가 발생하면 미국은 ‘자국민 보호’와 ‘동맹 방어’를 명분으로 개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라크 전쟁 시나리오’… 이번엔 ‘미사일 위협’ 명분
전문가들은 미국이 2003년 이라크 전쟁 당시의 논리를 재현할 가능성도 경계하고 있다. 당시 미국은 대량살상무기(WMD) 보유 의혹을 명분으로 전쟁을 시작했다.
현재 이란 핵 문제는 명분으로 쓰기 어렵다. 국제원자력기구(국제원자력기구)는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재개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혀왔다. 이에 따라 미국이 ‘이란의 장거리 미사일 위협’을 새로운 전쟁 명분으로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트럼프는 최근 영상 연설에서 “이란이 미국을 위협하는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 중”이라며 “이번 공격의 목적은 이란의 미사일 산업과 해군을 파괴하고, 핵무기 보유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의 계산, 미국의 선택지 좁아졌다
중동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의 전략적 계산이 이번 사태의 핵심이라고 보고 있다. 이스라엘은 미·이란 핵 협상이 진전될 경우 자국의 안보 환경이 악화될 것을 우려해 왔다.
중국 현대국제관계연구원 중동연구소의 친톈 부소장은 “이스라엘은 미·이란 협상을 차단하고 미국을 전면 충돌로 끌어들이려는 목적이 분명하다”며 “미국 역시 이미 대규모 군사력을 투입한 상태에서 더 이상 물러서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이란의 반격 수위와 시점은 국제 정세를 고려해 신중히 조절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외교의 ‘마지막 3개월’, 전쟁을 멈출 수 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전면 충돌 직전까지 외교적 타결 가능성은 존재했다. 오만 외무장관 바드르는 27일 “이란이 핵무기 제조가 가능한 핵물질을 영구히 보유하지 않겠다는 데 동의했다”며 “제로 비축 원칙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미 CBS는 이란이 핵물질을 자연 수준으로 희석하고 국제 사찰을 전면 수용하는 방안이 논의됐다고 보도했다. 바드르는 “완전한 이행까지 약 3개월이 필요하다”며 “평화 협정은 손에 닿을 만큼 가까웠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27일 “이란은 ‘핵무기를 갖지 않겠다’는 말을 끝내 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원하지 않지만, 때로는 무력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란을 ‘불법 구금 지원국’으로 지정하고, 이란 체류 미국인의 즉각 철수를 촉구했다.
군사 압박 가속… 중동, 전면전 문턱
미군 항공모함 ‘링컨’호와 ‘포드’호는 이미 인근 해역에 배치됐다. 사우디아라비아 술탄 공군기지에는 미군 항공기가 급증한 것으로 위성사진 분석에서 확인됐다. 미 국방부는 이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란 역시 과거 이스라엘 공습을 받았던 군사 시설을 중심으로 방호 공사를 강화하고 있다. 사우디는 자국 영토가 대이란 공격에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외교와 군사적 긴장은 동시에 고조되고 있다.
백악관 내부 관계자는 “이란 문제는 과거 베네수엘라 사태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하다”며 “미·이란 협상 전망에 대해 내부적으로도 비관론이 강하다”고 전했다.
중동의 외교 시계는 멈췄고, 이제 전쟁의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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