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이 2주 가까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이 전면적인 장기 소모전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전장을 군사 충돌에만 국한하지 않고, 세계 에너지 공급망과 미국 경제에 직접 압박을 가하는 전략으로 전환하겠다는 메시지다.
현지시간 11일,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 고문인 알리 파다비는 이란 국영방송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과 미국은 장기적인 소모전에 빠질 것이며, 이 전쟁은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를 파괴하고 군사 역량까지 붕괴 직전으로 몰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루 전에는 이란 최고지도자실 외교정책 고문 카말 하라지도 CNN 인터뷰에서 “이란은 미국과의 장기전에 대비돼 있다”며 “필요하다면 걸프 지역 공격도 계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현재 외교적 해법 가능성을 사실상 부정하며 “경제적 고통만이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발언은 이란이 단순한 군사 대응을 넘어 경제 압박을 전쟁 수단으로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통제 강화가 핵심 카드로 떠오르고 있다. 전 세계 원유 공급의 약 20%가 통과하는 이 해협은 이미 사실상 항행 차질 상태에 들어갔다.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한 뒤 변동성이 이어지고 있으며, 국제 에너지기구는 회원국 공동으로 4억 배럴 전략비축유 방출을 결정했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다.
IEA 사무총장 파티 비롤은 “시장 충격 완화를 위한 긴급 조치지만, 근본적 해결은 호르무즈 해협 항행 정상화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란은 해협 인근에서 경고를 무시하고 진입한 선박 2척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이 가운데 태국 벌크선 마유리 나리호에서는 승선원 20명이 구조됐다. 현재까지 미·이·이란 충돌 이후 호르무즈 및 인근 해역에서 공격받은 선박은 약 10척으로 집계된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은 거의 공격할 목표가 남지 않았다”며 “전쟁은 매우 빨리 끝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란 기뢰 부설선 28척과 해군 함정 58척을 격침했다고 밝혔다.
반면 이스라엘 측은 이란에 대해 “여전히 타격 가능한 목표가 많다”며 공세 확대 방침을 밝혔다. 이스라엘군 대변인 에피 데프린은 “작전 범위를 더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사회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유나이티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1일 걸프협력회의 국가들과 요르단이 제출한 결의안을 채택해, 이란의 걸프 국가 공격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을 규탄했다. 러시아와 중국은 기권했다.
반면 로이터가 제출한 휴전 촉구 결의안은 미국 반대로 부결됐다. 해당 초안은 즉각적인 군사행동 중단과 협상 복귀를 촉구했지만 필요한 찬성을 얻지 못했다.
분석가들은 “호르무즈 해협 장기 봉쇄는 단순한 유가 상승을 넘어 아시아·유럽 제조업, 식량 공급, 비료 운송망까지 동시에 흔드는 구조적 충격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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